국내 시스템온칩(SoC)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지원책의 패러다임이 인력 양성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산학연이 뜻을 모아 정부와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집중됐다.

반도체설계센터(IDEC) 연례 행사 ‘IDEC 시스텝온칩(SoC) Congress 2014(ISC 2014)’의 일환으로 지난 6일 열린 ‘시스템반도체 인력 양성 포럼’에서 정부와 학계, 산업계 주요 관계자들은 이같이 한 목소리를 냈다.
시스템반도체는 설계 인력이 핵심이지만 국내 업계는 고질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학계는 정부 정책의 중심축을 기업에서 인재 육성으로 선회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전무)는 “인력 풀 자체가 감소하고 있어 대대적으로 ‘1만 대군 양성 사업’이라도 추진해야 할 듯하다”며 “사물인터넷(IoT)에 발맞춘 SoC 설계 인력들이 있어야 국내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는 “인재가 업계에 풀릴 수 있게끔 정부가 지원책의 중심을 업계에서 학계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중휘 인천대 교수도 “기업 연구개발(R&D) 과제의 칩 제작비도 선택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산업 근본인 업체들이 없으면 인력을 키워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조언했다.
정부 또한 이에 공감했다. 노승구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과 사무관은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설계 인력이 줄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머리를 맞대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업계·학계와 함께 과거 기업 중심의 지원 전략을 수정하고 근본적으로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부와 학계·업계 간을 연결하던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한국반도체연구조합(COSAR)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KSIA는 지난 2008년 팹리스 중심이던 IT-SoC협회를 흡수·통합한 바 있다. 이후 팹리스 업계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COSAR가 중심이 돼 국책 R&D 과제를 주관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SIA는 장비·소자 업체 중심이라 팹리스 업계의 의견을 잘 수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학계 관계자도 “학계와 업계를 연결하는 것도 R&D 과제를 주관하는 협회가 주축이 돼야하지만 별도로 마련되는 자리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안기현 KSIA 연구개발지원본부장은 “지금까지는 필요에 의해서만 모였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