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차량 인포테인먼트 활성화하려면

[자동차칼럼]차량 인포테인먼트 활성화하려면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사용 비율이 급증하면서 스마트폰은 산업 전반의 급격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모바일 앱스토어 매출도 수백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야흐로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됐으며, 앞으로도 통신기술 발달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IT 발전 추세와 맞물려 최신 통신 IT를 자동차에 접목한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 기술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구매 시 엔진 배기량이나 편의 장치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중요한 구매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많은 완성차 업체와 글로벌 IT 업체들이 서로 협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자동차 기술 중 가장 낙후된 분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돼 가까운 장래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이슈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와 같은 오픈플랫폼 정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처럼 자동차 업체마다 독자 개발하고 있는 각기 다른 플랫폼 환경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 애플리케이션 개발 비용도 중첩될 것이다. 만약 표준화된 오픈 플랫폼이 도입된다면,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활성화돼 개발 비용 및 기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둘째, 현재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플랫폼으로 거의 양분돼 있는 스마트폰 환경에 비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은 워낙 다양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환경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인포테인먼트 장비에서 큰 변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처럼 익숙하게 작동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자동차 메이커와 운전자의 적극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대부분 자동차 운전자들은 자신이 소유한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차량의 센터 패널에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본 일도 거의 없다. 실제로 많은 운전자가 스마트폰에 비해 내비게이션이나 GPS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어려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배경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의 영향으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동차 메이커들이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이 가능하고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더라도, 주 관심 사항은 자동차 본연의 성능 향상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과연 이 시스템이 운전자의 집중을 분산시켜 안전을 방해할지, 아니면 확보해 줄 것인지의 의문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정지된 상태에서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운전을 하면서 조작하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을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 자동차 운전은 다른 IT 기기와의 접근성에서 볼 때 다른 차원의 익숙함과 안전성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므로 스마트폰과 같이 터치 화면에 기반을 둔 인터페이스보다 자동차 운전 환경에 보다 적합한 구조의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카 플레이(Car Play)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좋은 개발 사례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와 차종에 상관없이 일관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시스템보다 진일보했다. 운전자가 스마트폰과 비슷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주기적으로 앱을 업데이트하고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져, 그 결과 자동차 내부에서도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이 가능할 때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의 장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한문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계명대 교수) sheffhan@km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