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을 두고 전 세계 IT기업들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기존 시장을 주도했던 미국의 페이팔과 중국 알리페이를 비롯해 애플과 삼성전자까지 잇따라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점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ICT 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국이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애플·알리바바·삼성전자, 글로벌 1등 기업 한 자리에서 자웅 겨뤄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모바일 결제기능인 ‘애플페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애플은 비자와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와 제휴를 맺고 북미 시장을 먼저 공략할 전망이다.
오는 20일 배포되는 iOS 8.1 버전에 애플페이 기능이 탑재된다. 애플페이 역시 NFC기능을 이용한 방식이며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 워치’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애플 대항마는 중국 알리바바의 소액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다. 알리페이는 단기채권펀드(MMF) 상품을 중개해주는 위어바오와 연동돼 있다. 이를 통해 알리페이 이용자는 ‘제3자 보증결제’를 기반으로 연 6%대의 높은 금리에 송금 수수료 면제 조건으로 알리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중국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이율을 보장하면서도 결제 편의성이 높아 출시 6개월만에 40조원 이상의 고객 예치금이 몰리면서 중국 정부의 규제 검토설까지 불거질 정도다. 여기에 물류와 배송을 맡는 차이냐오와 CSN, OS 및 쇼핑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클라우드, 온라인 마케팅을 지원하는 알리마마 등이 연계돼 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중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유니온페이(은련카드)와 제휴를 통해 현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니온페이는 결제금액 기준으로 현지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으로 카드 발급 수만 40억장을 넘어선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노트4’를 비롯해 갤럭시S4, 노트3 등의 단말기에 이같은 서비스를 적용하고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해 중국 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 회사는 호주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등에서 NFC기능을 통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떠오르는 모바일 결제시장, 핵심은 ‘중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이 주목받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결제액은 2354억달러(약 245조원)를 넘어섰다. 오는 2017년에는 이보다 3배 이상 성장한 7210억달러(약 7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BI 인텔리전스 자료는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애플페이와 미국 대형 유통사 컨소시엄인 MCX의 결제 서비스 출시로 이용자가 급격히 늘면서 2013년 18억달러에서 2018년 18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커져가는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곳은 중국이다. 최근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이 글로벌 경제 이슈가 된 사례에서 보듯이 중국은 상품 제조뿐만 아니라 유통과 판매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 축을 모바일 결제 시장이 받치면서 관련 비즈니스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소매 판매는 23조4000억위안(약 413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특징은 온라인 쇼핑 규모가 전년에 비해 42.0% 성장한 데 비해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100%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성장 가능성 때문에 그동안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기업인 미국 이베이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각각 페이팔과 알리페이 등 PC기반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며 세계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뤄왔다.
현재 페이팔의 이용자 수는 1억4000만명을 넘어섰으며 매출 역시 지난 2분기 19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알리페이 역시 전세계 사용자 수만 8억2000만명에 이른다. 올해 3월까지 지난 1년간 이 서비스를 통해 결제된 액수만 무려 3조8729억위안(약 650조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구글은 지난 2011년 ‘구글월렛’ 서비스를 선보이며 모바일 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애플은 iOS6에서 ‘패스북’, iOS7에서는 ‘아이비콘’을 선보이며 모바일 결제 서비스 확대에 주력해 왔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텐센트 역시 ‘텐페이’로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 역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최근 공개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