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탈모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생쥐 실험결과 특정 성장인자가 들어있는 배양액에서 배양한 지방줄기세포를 사용하면 모발 성장이 세 배 이상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종혁 연세대 약학과 교수팀은 지방줄기세포에 D형 혈소판유래성장인자를 처리하면 성장과 증식이 두 배 이상 왕성해지는 것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렇게 배양한 지방줄기세포를 생쥐 피하에 주사한 결과 성장기 모발이 유도되고, 모발이 증식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D형 혈소판유래성장인자는 적은 양의 지방줄기세포를 사용하고도 동일한 발모촉진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줘 지방줄기세포 투여량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줄기세포의 증식능력 향상 효과는 D형 혈소판유래성장인자가 만들어낸 활성산소가 줄기세포를 자극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D형 혈소판유래성장인자가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하면 활성산소가 생성되는데, 이 활성산소가 신호전달물질처럼 작용해 모발 재생 단백질의 분비를 촉진했다.
이 연구는 지방줄기세포를 세포치료제로 개발할 때 난제로 지적돼온 긴 배양기간과 고비용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종혁 교수는 “3~5년의 추가연구를 하면 탈모치료용 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저농도의 활성산소가 세포 내 신호전달물질로 작용해 세포의 성장을 조절한다는 최신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의 학문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국제학술지 ‘스템셀(Stem Cel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