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전자산업대전]전자산업 발전과 함께 한 `전자전`

한국전자전은 1969년에 시작돼 올해로 45회째를 맡는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의 전신인 한국정밀기기센터가 정부의 8개년 전자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1971년 1억달러 수출을 달성하기 위한 시책의 일환으로 1969년에 한국전자전을 처음 개최했다. 덕수궁 옆 국립공보관 자리에서 8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1회 한국전자전에는 금성사, 남성흥업 등 83개 업체가 참가해 흑백 TV, 라디오, 스피커 등을 출품했다.

1995년에는 지역 전자산업 활성화 일환으로 서울과 별개로 부산에서 전자전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2000년 이후에는 디지털혁명과 함께 첨단 정보통신제품도 전시되면서 관람객이 급증했다. ‘이것이 디지털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2000년 행사에는 해외바이어 5000명을 포함 17만여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2012년부터 국제반도체대전(i-SEDEX)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iMiD)와 함께 개최되면서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이들 3개 행사를 통합한 명칭은 지난해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에서 올해는 ‘한국전자산업대전’으로 변경됐다.

한국전자전은 한국 전자산업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일본 제품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에 그쳤던 한국 전자산업이 세계 4위의 전자산업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업계의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도 있지만 한국전자전이라는 기술경연장 및 토론의 장이 큰 역할을 했다. 전자산업대전으로 발전한 이들 3개의 행사를 통해 공개한 수 많은 신기술과 신제품은 우리 전자·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전자전은 국제행사로 꾸준히 발돋움하고 있다. 아직 미국의 CES, 독일의 IFA 등 세계적인 가전전시회와 비교해서는 미흡하지만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당한 규모의 부스로 참여하며 행사를 빛낸다. 해외의 관심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호주, 헝가리에서도 전시에 참가한다.

해외 바이어도 대거 방문 예정이다. 주최측에 따르면 중국의 통신업체 차이나텔레콤을 비롯해 가전업체 하이얼·창홍, 휴대폰업체 화웨이 등이 대규모 인력을 파견한다. 또 게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반다이를 비롯해 도요타, 파나소닉 등 일본업체도 현장을 방문한다. 이밖에 중동 최대 전자소매 유통점인 샤라르(Sharaf DG)를 비롯해 헬스케어와 홈엔터테인먼트 유통업계가 우수한 한국 기술의 수입을 타진하기 위해 현장을 누빌 예정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