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불황에 빠진 출판계를 살릴 방안으로 전자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본 주간동양경제는 만화에서부터 소설, 잡지까지 전자책 출판이 늘어나고 그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최신호에서 전했다. 종이책 분야와 달리 전자책 시장은 지난해 1013억엔대를 돌파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반면 서적과 잡지 등 일본 종이책 출판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6823억엔을 기록하면서 9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최고 호황이었던 지난 1996년 2조6563억원의 약 60% 수준이다.
일본 전자책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분야는 만화다. 스마트폰 사용이 늘며 소설 등 활자 콘텐츠 독자도 늘고 있다. 일본 대형 출판사 고단샤는 지난해 11월 기준 19년만에 이익이 증가했다. 만화 진격의 거인이 전체 매출을 견인한 가운데 전자책 등 디지털 분야도 매출 약 50억엔을 기록하며 27억엔을 기록한 전년도에 비해 두 배로 성장했다. 회사는 “전자책에서 텍스트는 읽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요점은 독자 습관의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일본 출판사 신초샤는 올 4월부터 ‘로마인 이야기’ 등 책을 인터넷용 전자책으로 출간하기 시작했다. 시바타 시즈야 신초샤 개발 부장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며 수요가 급증할 때도 전자책은 재고 부담 없이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잡지 분야도 전자책 수요에 따른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본 슈에이샤는 지난달 발행 부수 270만권에 달하는 만화잡지 ‘주간 소년점프’를 전자책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매주 월요일 아침 최신호가 전달돼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비롯한 기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볼 수 있다.
출판업계가 전자책으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는 전자책 가격 덤핑 우려다. 제본비용과 유통비용을 고려하면 같은 내용의 책이라도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이 점점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전자책 판매 독과점 현상도 우려 요인이다. 현재 일본 전자책 시장은 아마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일본 킨들 스토어가 출범된 후 일본 전자책 시장의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전자책 시장의 확대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유통사의 힘이 커지며 출판사에 불리한 판매 조건을 강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실제로 지난 여름 아마존은 전자책 비율과 오류 등을 기준으로 우수 업체를 선정해 해당 출판사 전자책을 우선 소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