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뇌세포 배양기술 개발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뇌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헬스데이뉴스 등 주요 전문 매체들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루돌프 E.탄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2일(현지시각)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 논문을 통해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나 아직 분화되지 않은 세포인 배아줄기세포를 혼합 화학약품으로 배양해 신경세포로 만든 뒤 이를 다시 배양접시 안에서 배양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6주간의 실험을 통해 이 신경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먼저 신경세포 표면에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여 플라크가 형성된데 이어 또다른 뇌단백질인 타우가 신경세포안에서 엉키는 것도 관찰했다고 밝혔다.

신경세포 표면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면서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는 학설은 지난 1980년대 처음 제시됐다.

탄지 박사는 “이 학설이 처음 제시된 후 베타아밀로이드가 실제로 신경세포들을 죽이는 신경세포 엉킴을 유발하느냐 여부가 가장 큰 의문이었다”며 “새로운 배양기술을 통해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이 신경세포 엉김과 뒤이은 신경세포의 사멸로 연결된다는 것을 우리는 처음으로 입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탄지 박사는 이어 “다른 퇴행성신경질환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배양기술이 속도와 비용 등의 측면에서 치료제 개발에 일대 변혁을 일으킬 것”이라며 “동물실험 없이도 수개월내에 수만 종류의 치료제를 실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탄지 박사는 또 이번 실험의 성공의 열쇠는 동료인 한인연구자 김두연 씨가 사람의 뇌세포를 겔 상태의 용액 안에서 배양하는 방안을 제의한 데 있었다면서 연구진이 신경세포를 겔 상태에서 배양하는 아이디어를 착상한 뒤 배양접시에서 배양하는 과정은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뉴욕 소재 시나이 병원의 아이칸 의대 샘 갠디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실질적인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상황이 바뀌는 계기)”라면서 “자신도 실험실에서 배양기술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