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스토리지 경계가 사라진다

서버와 스토리지의 융합(컨버전스)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서버의 저장 용량이 크게 늘면서 스토리지 기능을 일부 흡수하는 것으로, 스토리지 시장 잠식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버·스토리지 경계가 사라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버와 스토리지 역할을 동시 지원하는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태진인포텍이 개발한 ‘젯스피드’는 서버와 스토리지를 한데 통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이 제품은 서버 기능 외에도 D램·낸드플래시·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세 가지를 저장매체로 탑재했다. 빠른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저장매체와 서버·스토리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회사는 외산이 장악해온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이번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년 안에 국내 3000억원, 해외 7000억원 등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델코리아가 출시한 고성능 서버 ‘델 파워에지 R730xd’는 전보다 저장 용량을 대폭 늘렸다. 최대 100테라바이트(TB)를 지원해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와 같은 업무(워크로드)에서 기존보다 50% 늘어난 메일박스 용량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스토리지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곳간’이다. 기업이나 연구소 등에서 사용하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해 스토리지라는 별도의 시스템이 탄생됐다.

디스크 등 저장매체의 용량이 작았을 때는 이처럼 별도의 스토리지를 두고 서버에 연결해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저장매체의 발달로 서버 내에 담을 수 있는 용량이 커지면서 서버 하나로 스토리지 기능까지 처리하게 됐다.

한 서버 업체 대표는 “HDD 용량이 증가하며 스토리지 기능을 서버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많은 데이터 용량이 필요로 하지 않은 기업들은 서버의 내장 디스크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버가 스토리지의 기능을 일부 대체하자 시장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IDC에 따르면 낮은 스펙의 스토리지 판매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는 서버가 낮은 스펙 스토리지 시장을 잠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시장의 요구에 맞춰 서버 내 저장 용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버 내 스토리지 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