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5세대 통신 상용화 ‘성큼’

삼성전자가 100㎞ 이상 고속주행 환경에서 5G 이동통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5G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우리나라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우리나라가 4세대(4G) 롱텀에벌루션(LTE) 기술 선도국으로 얻는 효과는 다양했다. 세계 통신 정책이나 표준을 제정할 때 국내 통신업계가 큰 목소리를 냈다. 국산 장비업체의 해외 수출과 국내 산업 활성화에도 LTE가 밑거름이 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선통신 속도는 국민들에게 다양한 편익을 제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신 환경은 발전하기 때문에 5G 시대에도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시속 100㎞ 이상 고속주행 환경에서 1.2Gbps 전송속도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아직 정의나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5G에서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가 거론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근접 SNS, 모바일 클라우드, 모바일 초다시점, 홀로그램 모바일 TV, 고속 그룹이동체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중 고속 그룹이동체 서비스는 시속 300㎞ 이상 이동체에서 Gbps급 통신서비스 제공을 의미한다. 국내 KTX가 시속 300㎞로 달리기 때문에 여기에서 끊김 없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이번에 성공한 기술은 시속 100㎞지만 기가급 통신속도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성과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28㎓ 초고주파 대역에서 기가급 전송속도를 확보한 것도 커다란 수확이다. 3㎓ 미만 저주파 대역에서는 주파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5G 시대에는 10~30㎓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초고주파 대역은 전파 통달거리가 짧아 상용 서비스에는 적합하지 않다.

우리나라가 5G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이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기술 개발은 세계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무선통신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와이파이 등 활용 영역도 폭넓다.

오상진 미래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주파수가 높아지면 회절성(휘는 성질)이 약해지고 도달 거리도 짧아지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이번 기술 개발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5G 시대를 앞당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