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혁신의 메카를 가다]<11>경북대학교 ICT·자동차융합연구센터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은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다.

가깝게는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부터 무인자동차까지 단순히 기계와 디자인 성능을 가늠하던 과거의 ‘슈퍼카’와 차원이 다른 지능형 자동차 연구개발(R&D)의 장이 열리고 있다.

한동석 경북대ICT·자동차융합연구센터장(전자공학부 교수)
한동석 경북대ICT·자동차융합연구센터장(전자공학부 교수)

경북대학교 ICT·자동차융합연구센터도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차량 내 멀티미디어 기기와 외부 네트워크를 연동해 다양한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넥티드카’에서 나아가 자율주행 분야까지 활발히 연구 중이다.

경북대센터는 차량에서 발생한 고장에 대처해 다른 차량은 물론이고 통신 단말기나 차량 간 노변장치같은 인프라와 원할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일찌감치 전자공학부가 특성화 공학과로 지정돼 우수한 IT인력을 배출해온 경북대는 자동차라는 새로운 분야와 융합연구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2011년 6월부터 연구를 시작해 출원특허 86건, 등록특허 26건의 성과를 거뒀다. 현재까지 누적인원 90여명에 이르는 석박사 연구원이 참여했다.

한동석 경북대ICT·자동차융합연구센터장(전자공학부 교수)은 “카메라를 기반으로 상대 차량, 표지판, 차선 정보를 정확하게 검출하고 인지하는 시스템과 V2X(Vehicle to Everything)통신 플랫폼을 통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차량 간 통신으로 안갯속 추돌상황 같은 외부환경의 위험상황을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 외에도 카메라가 도로 위 이물질을 인지하거나 도로교통상황의 알고리즘을 분석하는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센터에서 개발 중인 기술은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등에도 당장 적용 가능하다. 지능형 자동차연구 분야에서도 실제 적용 가능한 기술 개발에 집중한 이유다. 한 센터장은 국내 중견·중소기업과 함께 신기술을 테스트하면서 향후 ICT·자동차 융합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센터 차원에서도 지역 내 ICT, 자동차 관련 기업과 연계해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교류와 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도로전용 무선통신으로 불리는 ‘웨이브(WAVE)’ 통신을 활용해 ‘스마트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한국형 스마트 첨단 고속도로 구축 사업이다.

한 센터장은 “차량 간 통신 문제는 2~3년 내에 상용화될 기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주파수 문제는 법제화를 위한 논의와 준비가 시급하다”며 “대기업도 산업 발전을 위해 기술사업화와 함께 전문인력 양성에 앞장서 생태계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석 경북대ITRC센터장

-자동차와 ICT융합연구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서로 다른 입장이어서 인식 차이가 크다. IT는 문제가 생기면 상대적으로 쉽게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안전성이 제일 중요하고 문제 발생 시 수정도 어려운 만큼 마치 의약품을 개발하듯이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학생 창업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

▲웨이브 통신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던 연구원이 회사를 창업한 사례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ITRC연구센터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어떤 연구과제나 사업보다 대학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영향이 있었다. 논문보다 특허나 기술이전을 더 높이 평가하면서 교수업적평가를 선도적으로 바꾼 사업이라고 할만하다. 최근에 논문 위주의 대학평가도 문제를 느끼면서 변화 중인데 선제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