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개의 쇼핑몰을 드나들며 인터넷 최저가를 찾던 일상적인 온라인 쇼핑 풍경을 뒤바꿀 새로운 서비스가 미국에 등장했다. 사고 싶은 물건을 고르고 지불용의가 있는 최대 금액을 입력하고 기다리면 끝이다. 고객이 올린 입찰 가격을 보고 수많은 판매자가 나서 거래를 완성한다. 보통 아마존보다 10% 이상 저렴한 거래가 형성된다. 올여름 세계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를 졸업해 실리콘밸리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그린토(Greentoe)’ 이야기다.
그린토는 구매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역경매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소매업자가 최소한 받아야만 하는 제품의 마지노선 가격을 표기하는 게 불법이다. 재고가 많을 때 가격은 유동적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 다만 정가를 표기해야하는 보통의 이커머스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경직된 가격 형성 구조가 제한이 될 수 있다. 그린토가 집중한 건 이 지점이다. 시세를 파악한 구매자에게 가격을 설정하게 하고 판매자는 올라온 입찰을 살펴 거래를 결정한다.
조 메러포디 그린토 대표는 “사람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가격을 깎는 것도 귀찮아 하지만 최저가로 물건을 못사는 건 더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린토 앱은 판매자용과 구매자용이 따로 있다. 모바일에 최적화돼 언제 어디서든 쉽게 거래가 이뤄진다. 그린토와 제휴 맺은 소매상은 모두 공인받은 업체다. 구매에 대한 품질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수익모델은 5~15%의 판매 수수료다. 그린토는 와이컴비네이터를 졸업하면서 100만 달러(약 10억)를 함께 투자 받은 상태다. 현재 월 순 방문자는 10만 명이고 재구매율은 34%에 이른다.
그린토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 가격 경쟁력으로 맞선다. 평균적으로 아마존보다 14%가량 저렴하다는 전언이다. 물론 그린토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종류는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는 주로 전자기기, 악기, 아기용품 등을 판다. 그린토는 계속해서 상품 종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마라포니 공동대표는 “그린토는 5년 안에 구매자가 휴지 타월 가격까지 원하는 가격에 입력해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