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김주리]<52> 장소에 보내는 편지 `드롭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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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메시지(Drop Messages)는 사람이 아닌 장소에 메시지를 보내는 위치기반(LBS) 메신저다. 보낸 사람이 지정한 장소에서만 메시지가 전달되는 방식으로 일종의 ‘쪽지’ 서비스로도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회사를 설립해 9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했고 iOS 버전만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첫 번째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서비스 키우기에 한창인 따끈따끈한 스타트업이다.

장소에 메시지를 보내는 `드롭메시지`.(사진:홈페이지)
장소에 메시지를 보내는 `드롭메시지`.(사진:홈페이지)

-정진욱(콘텐츠대학부 기자)=드롭메시지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김주리(다음카카오 전략투자파트장)=특정 장소에 보내는 메시지, 포스트잇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사용자가 서비스 지도 위에서 장소를 지정하고 메시지를 남기면 메시지 상자가 낙하산과 함께 해당 장소에 저장된다. 이후 메시지 수신자에게 지역에 대한 정보 알림을 주고 수신자가 접근하면 메시지를 노출한다.

창업 스토리가 재밌다. 창업자가 해외를 나가기 위해 비행기를 탈 일이 있었다. 탑승 직전에 쓰레기통을 안 비우고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이륙 시간이 돼 함께 사는 친구에게 쓰레기통 비우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없었다. 이때 생각한 것이 드롭메시지다. 친구가 집에 들어왔을 때 ‘쓰레기통 좀 비워줘’라는 메시지를 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서 서비스가 탄생했다. 현재는 ‘로컬’과 ‘개인화’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정진욱=드롭메시지를 추천하는 이유는.

▲김주리=일단 서비스가 참신하다. 이미 수많은 모바일메신저가 자리 잡았다. 단순히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서비스는 이미 다 나왔고 승자도 어느 정도 정해졌다. 메시지가 하나의 정보라면 적절한 장소에서 적당한 시기에 전달되는 것도 중요하다. 드롭메시지는 장소에 집중해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비스다.

회사 차원 에피소드도 있다. 지난해 내부 직원이 드롭메시지와 정확히 일치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적이 있다. 드롭메시지가 세상에 나오기 전이니 모방이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한국과 미국에서 한 셈이다. 회사 직원은 아이디어 수준에서 멈췄고 드롭메시지 창업자는 생각을 현실화시켰다. 역시 창업은 실행력이 중요하다.(웃음)

-정진욱=드롭메시지의 비즈니스 모델은.

▲김주리=아직 없다. 지금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단계다.

-정진욱=앞서 얘기했듯이 이미 개인이 주력으로 쓰는 메신저가 있다. 새로운 메시지가 파고들 틈이 많지 않을 것도 같다.

▲김주리=기존 메신저와는 성격이 다르다. 장소에 부치는 일종의 포스트잇이다. 지금은 엄마가 외출하면서 ‘냉장고에 과일 있으니 꺼내 먹어라’, 이런 메시지를 식탁 위에 두고 간다. 드롭메시지를 이용하면 자녀가 냉장고 근처에 접근하면 메시지가 전달된다. 메시지의 적시성에 있어 단연 발군이다. 메시지 성격이 다른 만큼 충분히 소구할 수 있다.

-정진욱=드롭메시지는 어떤 기술을 기반으로 메시지를 전하나.

▲김주리=GPS와 와이파이를 이용해 사용자 위치를 파악한다. 사실 위치 추적 기술이 뛰어난 기업은 아니다. GPS 사용 시 배터리 소모가 크다는 점과 와이파이 신호를 잡기 힘든 야외에서는 장소 설정이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정진욱=위치를 기반으로 특정 지역에 접근하면 관련 메시지나 쿠폰 등이 노출되는 O2O 서비스가 생각난다. 개인이 아닌 기업 메시지도 전달하나. 전달하다면 메시지 범람이 우려된다.

▲김주리=고급 피트니스클럽 ‘솔사이클’과 ‘우버’ 등 일부 기업고객 메시지도 전달한다. 드롭메시지는 필연적으로 O2O 서비스와 연결된다. 향후 수익모델은 어차피 O2O 연결이 될거다. 현재는 일부 기업 메시지만 전달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

기업 메시지를 너무 많이 전달하면 사용자가 스팸으로 느낀다. 기업 메시지 전달 양을 조절하는 것이 숙제다. 서비스 초기에는 돈을 벌기 위해 기업 메시지를 늘리면 안 된다. 정보와 재미가 먼저다. 특정 장소에 메시지를 숨기고 발견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보물찾기’ 같은 재미를 줄 수 있다. 사용자가 서비스 유용성과 재미보다 메시지 범람 피로를 먼저 느끼면 절대 안 된다.

-정진욱=장소에 메시지를 남긴다는 아이디어 외에 기술적으로 차별화되지 않았다. 라인이나 와츠앱 등 기존 거대 서비스가 아이디어를 따라한다면.

▲김주리=특별한 기술이 없으니 진입장벽이 낮다는 지적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바일 서비스는 진입장벽이 원래 높지 않다. 카카오톡 외에 갑자기 텔레그램이 주목받는 세상이다.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용자와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경쟁사 등장보다 정보와 재미를 중심으로 사용자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정진욱=일반 메신저처럼 장소 외 지인 대화 기능을 더하는 방법은.

▲김주리=차별화가 중요하다. 지인 대화를 더하면 기존 메신저와 다를 바 없다. 절대 이길 수 없다. 차별화 포인트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

-정진욱=드롭메시지 같은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성공할까.

▲김주리=국내는 카카오톡 같은 실시간 메신저만 있다. 쪽지 형식 비실시간 메신저가 없는 만큼 시장은 있다. PC시절 쪽지는 인기 서비스였다. 카카오톡만큼은 아니어도 나름 의미 있는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정진욱=드롭메시지 같은 창업을 준비하는 팀에 조언한다면.

▲김주리=수익모델보다 사용자 확대가 먼저다.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당장 돈을 벌 수 없는 만큼 어느 정도 자금 여유가 있어야 한다. 10억원 정도는 투자받아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거다.

-정진욱=드롭메시지 같은 팀에 투자할 의향은.

▲김주리=서비스가 당장 있으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드롭메시지를 그대로 가져와도 된다. 특허 관련 이슈만 없다면 투자 의향은 80% 정도다.

-정진욱=드롭메시지가 시사하는 점은.

▲김주리=일반 메신저의 피로감을 느끼는 사용자의 새로운 니즈를 읽었다.

[표]김주리 파트장이 평가한 ‘드롭메시지’

[표]드롭메시지 현황.

(자료:크런치베이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김주리]<52> 장소에 보내는 편지 `드롭메시지`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김주리]<52> 장소에 보내는 편지 `드롭메시지`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