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유료 관중 롤드컵 "e스포츠 역사 새로 썼다" 야구, 축구 능가하는 열기

라이엇게임즈의 전략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가 공식 리그 결승전에서 4만명 이상 유료관객을 동원하며 e스포츠 신화를 새로 썼다.

19일 라이엇게임즈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4시즌 LoL 월드챔피언십(2014 롤드컵, 한국 삼성 화이트 대 중국 로얄 클럽)’에 4만명 이상 유료관객이 입장했다.

브랜든 벡 라이엇 게임즈 사장
브랜든 벡 라이엇 게임즈 사장

4만 유료관중을 모객한 것은 세계 e스포츠 사상 LoL이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2013 롤드컵이 1만명가량 유료관객을 유치한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네 배 성장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절정이던 2004년 광안리 10만 관중 기록이 있지만 이는 무료관객 기준이다.

4만 유료관중은 다른 프로 스포츠 종목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기록이다. 야구는 최다 잠실, 문학, 사직 구장이 2만8000명에서 3만명 관객을 수용한다.

축구는 상암, 수원 월드컵 경기장이 4만명까지 입장할 수 있지만 국가대표급 빅매치가 아니면 이를 채우기는 어렵다.

e스포츠업계 관계자는 “가장 싼 좌석(실버)이 2만5000원인 것을 생각하면 축구, 야구 등 메이저 프로 스포츠를 훨씬 능가하는 열기”라고 분석했다.

주최 측도 이 같은 열기에 놀랐다. 19일 방한한 브랜든 벡 라이엇게임즈 사장은 “이번 대회로 규모 측면의 성장은 최대에 이르렀다고 생각된다”며 “계속 규모를 늘리기 보다는 관객들과 어떻게 호흡할지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만큼 경기장 안의 에너지를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이날 2014 롤드컵 결승전에서는 한국 대표 삼성 화이트가 중국 대표팀인 로얄클럽을 세트스코어 3:1로 물리치고 100만불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브랜든 벡 라이엇게임즈 사장

결승전에 하루 앞서 방한한 브랜든 벡 라이엇게임즈 사장은 “앞으로 죽기 전에 올림픽에 e스포츠가 등장하는 것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롤드컵 흥행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벡 사장은 “지난해 1만1000명, 올해 4만명 등 롤드컵의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역대 e스포츠가 치러진 곳 중 가장 큰 규모의 경기장이기 때문에 지난주부터 밤낮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향후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대회를 늘려갈 방침이다. 일반 게이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많아지면 그만큼 LoL의 대중적 기반도 탄탄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벡 사장은 “프로 레벨 이하에도 다양한 대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 중”이라며 “한국에서 온게임넷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아직까지 활성화 되지 않은) 여성팀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LoL 리그가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