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EU 통신장비 공급 길 '활짝'

중국 화웨이와 EU간 통신장비 공급관련 분쟁이 일단락됐다. 지난 주말 EU가 반덤핑·반보조금 조사를 중단하기로 하면서다. 화웨이는 즉시 환영 성명을 냈다.

글로벌타임즈는 지난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제28회 EU-중국 경제무역공동위원회와 카렐 드 휴흐트 EU통상집행위원간 화웨이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중단하는데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20일 보도했다. 지난 3월 반덤핑 조사를 종결한데 이어 반보조금에 대한 증거를 채택하지 않기로 하면서 EU 통신업계에서 화웨이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U통상집행위원회는 지난해 5월 화웨이·ZTE 통신장비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해 중국 업체들을 압박해왔다. 에릭슨·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 등 세계 1·2위권 통신장비 업체들이 포진한 EU로서는 점점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당시 EU는 중국 업체들이 유럽 경쟁사에 비해 18% 낮은 가격에 장비를 공급하는 이유로 수익을 대폭 낮추는 덤핑 전략과 중국 정부의 불법 보조금이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두 업체는 해외 시장에 진출한지 10년도 안돼 유럽 통신장비 시장 25%를 점유하는 등 초고속 성장했다.

올해 5월까지 불법보조금 지급 혐의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EU가 갑자기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중국·EU업체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고 정치권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잇따라 유럽을 방문해 태양광·철강 등에 대한 무역 분쟁 해결 의지를 보였다.

미국이 보안을 이유로 화웨이·ZTE 통신장비 도입을 반대하며 견제를 하고 있지만 EU는 물론 한국 등에도 중국 통신업체가 전방위적으로 진출하면서 통신장비업계 시장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