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기대회(인천AG) 기간 유료방송 사업자의 주문형비디오(VoD)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회 기간 동안 지상파 3사가 각 종목별 중계방송을 대거 편성하면서 드라마 등의 프로그램이 결방돼 발생한 일종의 도미노 효과로 풀이된다.
21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인천AG이 열린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케이블TV, IPTV, N스크린 서비스 등 유료방송 사업자가 기록한 VoD 판매량이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CJ헬로비전이 인천AG 기간 동안 집계한 전체 VoD 판매 매출은 개최 직전(9월 1~18일)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로는 지상파 방송 다시보기와 영화 VoD가 각각 26%, 20%로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구매 건수는 지상파 다시보기가 24%, 영화 VoD가 2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구매량은 19% 떨어졌다.
현대HCN은 인천AG 기간 VoD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7.6% 하락하며 전체 매출 규모는 9% 줄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인천AG 경기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VoD 수요가 감소한 것은 물론이고 지상파가 제공하는 인기 드라마 등이 결방되면서 지상파 다시보기 구매자가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VoD 전문 서비스 ‘호핀’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인천AG 기간 VoD 서비스를 이용한 가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줄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5.8%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전체 매출액은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호핀이 기록한 인천AG 기간 VoD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전월 대비 0.5% 줄었다. 지난 6월 개최된 브라질 월드컵 기간에는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14.1% 감소했지만 매출액 규모는 오히려 14.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지상파 TV 콘텐츠는 무제한 이용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많기 때문에 매출보다 콘텐츠 이용자 수에 변동이 컸다”며 “지상파 콘텐츠는 영화 등에 비해 단가가 낮기 때문에 결방이 돼도 매출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KT IPTV 올레tv는 인천AG 기간 지상파 VoD 이용량이 평소 대비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사가 종목별 중계방송을 편성하면서 주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86회가량 결방됐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지상파 프로그램 결방에 따라 지상파 VoD 판매량은 줄었지만 VoD 수요가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이동하면서 관련 카테고리의 이용량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지상파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인천AG 기간 동안 유료방송 사업자의 VoD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유료방송 업계가 자체 제작 인프라를 활성화하고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해 지상파 콘텐츠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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