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빅데이터 벤처기업의 성공비결이 화제다. 주인공은 ‘줄리(Zulily)’다.
아마존을 비롯한 다수의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가 고객 빅데이터 분석에 한창인 가운데 줄리는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최대한 작은 단위로 쪼개 고객의 구매 패턴을 파악한다. 빅데이터 단위, 팀원 수부터 회의시간까지 작게 쪼개는 ‘작음’을 지향하는 기업문화가 특징이다. 이 같은 역발상 알고리즘을 이용한 경영으로 줄리는 5년 만에 매출 10억 달러를 눈앞에 뒀다.
줄리는 빅데이터를 가장 작은 단위로 계속해서 세분화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아마존이 고객 구매 행동 방식을 분석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고객 수 단위는 훨씬 더 작다.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고객 집단의 세밀한 구매 행동을 분석해 해당 집단을 위한 판매 팀을 꾸린다. 알맞은 마케팅, 판매 전략을 짜고 나면 팀은 해체된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팀이 생겼다 사라진다.
다수의 기업이 작은 단위로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하는 줄리의 사업 전략을 배우려고 한다. 효율성 측면에서 가진 스타트업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웹미디어 컨설팅 회사 창업자 에이미 웹은 “규모가 큰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서로가 마음의 벽을 쌓아 잘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며 “그런 경직된 방식 안에서는 빅데이터를 가지고 제대로 업무 성과를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창업 5년차 줄리는 지난해 6억9500만 달러(약 7360억 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올 연말까지 12억 달러(1조2709억 원) 매출을 예상한다.
줄리는 유통업이 기반이지만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기술과 데이터 마이닝이 핵심이다. 줄리는 수백만 장의 홈페이지 디자인 설계부터 광고 이메일, 모바일 앱까지 모두 개인화된 상품을 내놓는다. 지난해엔 사진과 고객 행동을 엮은 ‘사진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어떤 상품 사진을 보고 고객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감지해 알고리즘화 한다.
사진 프로젝트도 80여 개의 세분화된 팀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진다. 줄리의 전체 임직원수는 1700여명이다. 한 개 팀당 팀원은 거의 6명을 넘지 않는다. 서서 진행하는 회의시간도 일명 ‘줄리타임’으로 불리는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에러카트 줄리 대표는 “아마존이나 타깃, 월마트와 같은 경쟁사가 공격적으로 빅데이터 연구에 몰두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줄리는 앞으로도 빅데이터를 더 작고 세분화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쌓아 가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