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멍든 '4기 KB' 출항....추락한 KB스마트금융 회복이 관건

제4기 윤종규 KB금융지주호가 닻을 올린다.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선 KB 구원투수가 될지 ‘기대반 우려반’이다. KB는 일련의 악재로 직원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은 물론 고객들의 신뢰도 멀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수익성은 은행권 꼴찌 수준으로 추락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스마트금융 투자와 실적이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국내 최대 규모로 개설한 여의도 스마트브랜치 지점은 일반 지점으로 전환돼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브랜치 사업 투자 또한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이용자 수도 타은행에 밀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KB주전산사태와 잇단 비리로 인해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으며 특히 2007년에는 사상 최대인 2조7738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462억원에 불과해 우리은행(5267억원)과 더불어 순익이 주요 은행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작년 기준으로 국민이 0.30%를 보여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신한(0.59), 하나(0.38), 외환(0.31), 기업(0.36) 등 주요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국민은 4.21%로 신한(7.28), 하나(5.94), 기업(5.76) 등 다른 은행에 못 미쳤다.

이는 최근 미래 먹거리 분야로 부상한 ‘스마트금융 경쟁력’에서 뒤쳐지면서, 수익 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B금융그룹 자체 결합상품 개발은 중단됐고, 스마트뱅킹 가입자 이탈도 급증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직 봉합이라는 추상적 목표보다 급변하고 있는 스마트금융 환경에 KB가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차별화를 이루는지가 최우선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미 다른 시중은행은 내년도 경영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신한은행은 IT를 융합한 핀테크 기업 M&A 검토에 착수했고, IBK기업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전문성 확보를 어젠다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의 경우 내년도 사업계획조차 손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종규 내정자가 내년도 경영전략에 스마트금융 전략을 어떻게 차별화하는지가 KB의 평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스마트금융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 혁신과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 해결과제로 꼽힌다. 그룹 사령탑인 지주회장과 계열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장이 합리적인 권한 배분 없이 ‘나눠먹기식’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회장과 행장 겸임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만간 윤종규 내정자는 후속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장 외에도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들도 대거 물갈이될 전망이다.

이번 인사에서 IT현업부서의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윗선 인사보다 IT관련 현업부서 의욕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이들 인력에 대한 조직 쇄신과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