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제품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수익 개선을 위해 제품을 고급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신문은 TV 등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이 올랐다고 23일 전했다. 지난 9월 TV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PC의 단가는 전년대비 각각 6%와 12%, 4%씩 증가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지난 9월 액정디스플레이(LCD) TV 평균 판매 단가는 6만5100엔으로 1년 전보다 약 3400엔 올랐다. 풀HD 해상도보다 4배 선명한 4K(UHD) TV의 비중이 높아진 탓이다.
일본 4K TV 판매는 올해 시험방송이 시작되며 본격화 됐다. 30만엔 이하 제품이 속속 등장하며 판매는 가속화되는 추세다. 소니의 55인치 4K TV의 경우 세금 포함 28만~29만엔에 판매된다.
지난 9월 전체 LCD TV 대비 4K TV 판매량은 5.4%를 차지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21.7%에 달했다. 50인치 이상 제품군에서는 전체의 29.2%를 점유하고 금액 기준은 절반에 가까운 47.7%를 기록했다.
TV 제조사들은 4K TV 인기에 앞다퉈 제품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연말 판매 경쟁을 위해 파나소닉은 40~85인치 신제품 총 12개를 출시했다. 소니 역시 고음질 스피커를 탑재한 고급 제품을 공개했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평균 판매 단가는 1만9300엔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2100엔이 늘었다. 최근 스마트폰과의 경쟁에 밀린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업체들이 고급 모델에만 쓰이던 풀사이즈 이미지 센서를 채용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후지필름은 신제품 X100T를 14만엔에 판매한다. 캐논 역시 파워샷 G7X를 7만엔으로 책정했다.
지난달 평균 단가 8만6100엔을 기록한 노트북 PC 역시 고급화로 인해 단가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바는 신제품 다이나북 T55를 최고 11만엔에 판매 중이다.
제품 고급화로 인한 판매 단가 인상이 장기적으로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CN의 마미치고에 이치로 애널리스트는 “4K TV의 경우 가격 대비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소비자가 쉽게 가격 상승요인을 찾을 수 없는 제품은 수요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