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가 부활할 조짐이다. 관람이 유료로 전환되는 등 고급화 경향이 뚜렷한데다 인기 게임이 올해부터 전국체전에 입성하며 주류 스포츠로 격상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챕피언십’이 당일 티켓 매출만 약 15억원 이상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4만개 좌석이 모두 매진되며 e스포츠 최다 유료관중 수를 기록했다. e스포츠 업계는 관계자는 “당일 티켓 매출만 최소 15억원 이상”이라며 “규모나 매출면에서 기념비적인 경기”라고 평가했다.
매진 사례는 특정 게임에 집중되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 강남에 문을 연 700석 규모 넥슨의 e스포츠 경기장 ‘넥슨 아레나’는 개장 1년도 안 돼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넥슨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열린 ‘던파&사이퍼즈’ 토너먼트는 두 달 동안 전 경기(8회, 회당 2500원, 게임아이템 증정)가 매진됐다.
엔씨소프트가 개최하는 블레이드앤소울 비무제 역시 지난 14일 16강 1일차 100석과 한국 결승전 300석, 한중 결승전 300석이 4분 만에 모두 팔렸다.
황영민 넥슨 e스포츠팀장은 “과거 e스포츠 관람이 대부분 무료행사로 기획된 것에 비해 최근 게임대회들은 유료, 예약제로 관람문화가 성숙하는 중”이라며 “주최 측으로서도 게임 관람이 유료 콘텐츠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는 최근 전국체전 입성 등으로 타 스포츠 종목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제주대학교 아라캠퍼스에서 전국체육대회 일환으로 e스포츠대회(동호인종목)가 열린다.
e스포츠가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OL’ ‘카트라이더’ ‘피파3’ ‘스타크래프트2’ 등을 종목으로 서울,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74명 선수가 참가한다.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e스포츠는 과거 아날로그 스포츠의 시각에서 벗어나 바라봐야 한다”며 “정식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홍보하고 아마추어 시스템 기반을 만드는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e스포츠 활성화가 해당 게임 흥행과 직결되며 기업투자도 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e스포츠 리그 형성을 목표로 연말 온라인 대전 액션게임 ‘파이러츠:트레저헌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3년간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
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 초석을 놓은 블리자드는 이르면 연말 ‘히어로즈오브스톰’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다.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영웅들이 등장하는 게임으로 ‘LoL’의 아성을 정면으로 노린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e스포츠는 유저에게 게임 경험을 극대화해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라며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로 발생한 매출을 전량 재투자하는 등 유저 경험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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