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스쳐가는 시장이냐, 아니면 대세 시장이냐.’
퀀텀닷 TV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 내년은 퀀텀닷(QD) TV가 하나의 중요한 테마로 부상한다. 해상도에서 4K 초고화질(UHD)이 확고히 자리매김을 했다면 패널(디스플레이)에서는 LCD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QD가 주목을 받고 있다.
TV업계는 내년 QD TV 마케팅에 상당한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월드컵 특수로 TV시장이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3분기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의 시선을 끌 새로운 유인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내년 연초에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4에 QD TV가 대거 출품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QD TV의 시장 파괴력이다. 이미 ‘꿈의 화질’을 구현한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차세대 패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높은 가격대가 부담이지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전자는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중화 수준에 바싹 추격한 상황이다. 다만 ‘UHD 해상도’가 시장에서 구매 포인트가 될 경우 OLED TV는 단기간 대중화가 쉽지 않다. 시장을 주도하는 LG 제품 기준으로 55인치 풀HD OLED TV는 지난해 상반기 1500만원에서 현재는 399만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UHD OLED TV는 65인치가 1200만원으로 아직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다. 수율도 아직 높지 않아, 가격을 빠르게 내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OLED TV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는 대안으로 QD TV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기간은 OLED TV 가격 하락속도와 연관성이 크다. OLED TV 가격이 빠르게 내린다면 소비자는 구매를 늦추다가 OLED TV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하락속도가 늦다면 QD TV로 돌아선다.
업계가 마케팅 포인트를 QD TV로 잡는 경우도 변수다. 현재 OLED TV에 들어가는 대용량 OLED 패널을 양산하는 곳은 LG디스플레이 정도로 확인된다. 중국업계 등 경쟁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시장성과 기술 부족 등을 이유로 본격적인 OLED TV 패널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TV업계가 OLED TV 패널을 양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도 2~3년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본다. TV업계가 기술적 한계 등을 피해 공동으로 QD TV를 차세대 TV로 강력히 밀 경우 주력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가전전시회인 ‘IFA 2014’에서 만난 하이센스의 한 임원은 “OLED TV의 가격이 너무 높다”며 “가격이 내릴 때까지는 QD TV로 시장을 뚫을 것”이라고 말했다. IFA 2014에서는 글로벌 1·2위 사업자인 삼성전자·LG전자가 예상과 달리 QD TV를 내놓지 않은 반면 중국의 TCL과 하이센스는 QD TV를 출품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