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들어간 모뉴엘의 사후관리서비스(AS)가 멈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모뉴엘 AS를 대행해서 맡고 있던 TGS 관계자는 “22일부터 모뉴엘 AS를 더 이상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그동안 받지 못한 것까지 이미 피해금액이 수천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뉴엘에서 선입금이나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답을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AS 조치를 멈췄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모뉴엘의 로봇청소기 클링클링, 일체형 PC 등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당장 AS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향후 법정관리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AS가 불가능한 상태다. 지금까지는 모뉴엘 콜센터에서 AS 접수를 하고, 실제 AS는 TGS에서 대행해 왔다. 하이마트 등 양판점에서 구매한 모뉴엘 제품의 AS는 고객이 양판점으로 가져오면 TGS로 바로 넘겨졌었다.
모뉴엘은 최근까지도 국내외 가전 전시회에 대규모 단독 부스를 차릴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올 초에는 배우 소지섭을 로봇청소기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20일 채권은행에 수출채권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피해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소비자 피해뿐만 아니라 직원 피해도 막심하다. 올 초 완공된 제주도 첨단과학단지의 모뉴엘 본사에는 약 100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5년간의 거주비 등의 지원약속을 받고 가족단위로 제주로 내려온 직원들은 생계에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
법정관리 후 행방이 묘연했던 박홍석 모뉴엘 대표는 23일 모뉴엘 제주본사에 나타나 “현재 상황에 대해 직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회사를 이렇게 만든 결과에 대해 잘못했다”는 말을 하며 사과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모뉴엘의 거래은행을 상대로 여신심사과정에 부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이번 주부터 긴급 검사에 착수한다. 27일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외환은행 등 10개 금융기관에 검사팀을 파견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검사에서 은행이 모뉴엘에 6768억원의 여신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관련 서류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사결정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