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비세 인상 여파에 신차 판매 부진

일본 신차 판매가 부진을 겪고 있다. 소비세 인상 이후 줄어든 소비심리 회복이 늦은 탓으로 해석된다.

닛케이신문은 올해 일본 8개 자동차 제조사의 신차 판매가 503만대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것으로 당초 계획을 20만대가량 밑도는 수치다.

일본 8개 자동차 제조사의 2014년도 상반기(4~9월) 신차 판매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226만대로 집계됐다. 업계 연간 계획 달성률은 45%로 2000년대 이후 상반기 실적 평균인 47.3% 보다 낮다.

계획 달성률이 가장 낮은 업체는 혼다다. 회사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103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력 모델인 ‘피트’의 잇따른 리콜 영향으로 95만대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브랜드 스바루를 생산하는 후지 중공업도 주력 모델 ‘레보크’의 발매 지연으로 판매량을 19만5000대 하향 전망했다. 도요타의 경우 당초 판매 목표량을 전년 대비 12% 낮게 잡아 145만대를 거의 채울 전망이다.

일본 신차 판매량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크게 떨어졌다. 아베노믹스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 521만대로 상승하며 올해도 가을까지 판매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소비 증세 이후 줄어든 수요가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는 상반기 판매량에 소비 증세 이전 주문량이 상당수 포함돼 올해 판매량 상승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한다. 도요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차량 수요가 늘지만 예상과 달리 교체 수요가 차량 구입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8개 자동차 제조사의 일본 내수 비중은 약 20% 정도다. 최근 엔화 약세 등으로 해외 판매가 호전되며 전체 실적은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생산 확대로 내수 상황이 일본내 생산 활동과 직결돼 내수 부진이 지속된다면 고용과 부품업체 등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