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스마트 커넥티드산업을 키우려면

[자동차칼럼]스마트 커넥티드산업을 키우려면

미래 자동차산업 경쟁 구도가 기존 자동차기업 중심에서 구글, 애플, 아마존 등 ICT, 콘텐츠, 서비스기업 등이 참여하는 복합적 구도로 바뀌고 있다. 특히 사업모델 측면에서 기존 자동차 및 부품 사업 외에도 스마트 모빌리티 중심의 커넥티드 서비스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그 배경에는 자동차의 전자화·지능화 및 연결성 등의 기술 혁신과 ICT, 콘텐츠, 에너지 등 주변 산업과의 융합이 자리하고 있다.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선보이자 세계는 구글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 흥분했지만, 실상은 자율주행차가 만들어낼 거대한 신산업, 즉 구글의 막강한 서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커넥티드 서비스 산업을 선점하려는 것이 궁극적 목표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자동차 산업과 ICT 산업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글로벌 커넥티드 서비스 산업 선점을 위한 민관의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세계적 추세다. 세계 유수의 제조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자신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비스화를 통한 사업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지역 연계성이 강해 자국 시장 중심인 일반 서비스 산업과 달리 제조업 기반의 서비스 산업은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능하고 대규모 수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체로 아직 제품 중심의 사업모델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업모델 혁신을 통해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서두르고 정부도 이를 촉진하기 위한 법·제도 및 정책 혁신을 지원해야 한다.

스마트 커넥티드 서비스를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모델 개발이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스마트 커넥티드 서비스 사업모델로는 클라우드 기반의 정보, 진단, 분석, 광고 및 커머스, 보험 등 각종 서비스와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있다. 또 카셰어링 등 공유 서비스, V2X 기반의 안전 및 편의 서비스, 다양한 콘텐츠 및 앱 서비스, V2G/V2H를 위시한 에너지 융합서비스 등 실로 다양하다. 사람과 사물의 이동성과 관련된 무궁무진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테스트베드 구축 등을 통한 사업화 검증을 서둘러야 한다.

공익성이 강한 B2G 시장을 먼저 육성해 사업화 시점을 앞당기고 단계적으로 B2B, B2C 시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의 성공사례를 구축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전개함으로써 대규모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

둘째 이런 사업모델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스마트 커넥티드 서비스는 안전성 요구 수준이 자동차 전자제어 기술보다 높지 않아 우리나라의 세계적 ICT가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ICT를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차내 및 차간 커넥티비티, 네트워크,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핵심기술 개발 및 자동차 기술과의 접목을 위한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셋째는 스마트 커넥티드 서비스 사업모델을 구현할 새로운 산업 생태계 육성이 시급하다. 자동차 및 부품 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ICT 산업의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CPND) 기업, 에너지 및 서비스 기업, 기술개발 전문기업, 대학 및 연구소 등이 협력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필요하다. 생태계 내 기업들 간 주도권 쟁탈을 지양하고, 함께 시장을 만들어 수익을 나누는 윈윈 파트너십을 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이종 산업 생태계 간 융합적 협력을 지원하는 정부의 조정자 역할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이종업계 간 자율적 조정과 협력이 쉽지 않아 시장 육성 초기에 이를 위한 정부의 제도 및 정책적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강점을 바탕으로 단시간 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스마트 커넥티드 서비스 산업에서 산·학·연·관이 혼연일체가 돼 대규모 신성장동력을 창출함으로써 창조경제의 대표적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주영섭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초빙교수 ysj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