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의 삭감이 우려됐던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자정보 디바이스산업 원천기술 개발 사업’ 내년 예산이 일부 회복돼 모바일 코어 CPU 국산화 사업 등이 한숨을 돌렸다.
2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 산업부에 배정되는 정보통신진흥기금(이하 정진기금)은 952억원으로 국회 예산안 통과를 앞둔 상태다. 정진기금은 정부가 정보통신 진흥 지원을 위해 조성한 기금으로, 미래부가 운용하며 일부를 산업부가 사용한다. 산업부는 배정된 정진기금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발광다이오드(LED) 부문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전자정보 디바이스산업 원천기술 개발 사업에 투입한다.
당초 기획재정부가 내년 정진기금 예산을 9.3% 삭감하기로 방침을 정하며 산업부에 배정되는 정진기금의 예산지출한도(실링)는 798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산업부에 배정된 자금이 1073억인 점을 고려하면 약 26%가 깎이는 셈이다. 이후 미래부는 기재부 심의 시 818억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해 예산안을 제출했다.
미래부는 산업부에 “계속 사업은 지원하지만 신규 사업은 산업부 자체 예산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이대로는 정상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며, 정진기금 예산 삭감 비율만큼 적게 받는 것까지는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양 부처는 타협점을 찾는 작업을 지속했다.
문제 해결은 의외로 내년 정진기금 자체가 늘면서 풀렸다. 당초 9.3% 삭감이 예상됐던 정진기금은 오히려 6.7% 늘어난 6681억5900만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이에 따라 산업부 배정액은 952억원으로 늘었다.
난항이 예상됐던 신규 사업도 큰 문제없이 추진 가능해졌다. 산업부는 내년 신규 사업으로 모바일 코어 CPU 국산화, 반도체장비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예년 1100억원 수준인 산업부 배정 정진기금이 사실상 10% 이상 깎인 것이어서 우리나라 미래 핵심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LED 부문 R&D 지원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798억원으로는 사업을 정상 추진하기 힘들었는데 부처 간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져 952억원 확보가 가능하게 됐다”며 “이 중 215억원을 신규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