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영업정지 족쇄’를 떨쳐내며 3분기 이동통신 가입자를 크게 늘렸다. 보조금 전쟁이 벌어졌던 2분기보다 더 많은 마케팅비를 쏟아 부은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SK텔레콤은 단통법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폰을 제외한 외산 단말기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29일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 3분기 매출 4조3670억원, 영업이익 5370억원, 당기순이익 53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4%, 전년 대비 5.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7%, 전년 대비 2.7% 각각 감소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45일의 영업정지를 만회하기 위해 3분기 마케팅 지출을 강화했다. 총 8320억원을 보조금과 광고비 등으로 집행했다. 이는 통신 3사 마케팅전이 치열했던 2분기보다도 70억원이 많은 액수다. 전 분기보다 마케팅비를 13.2% 줄인 LG유플러스보다는 1.7배나 많다.
3분기 순증(신규가입자 수에서 해지자를 뺀 것)은 51만4000명으로 2분기 7만6000명보다 578% 급증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에는 1분기 SK네트웍스의 영업망 인수도 영향을 미쳤다. 자회사 피에스앤마케팅이 200여개 영업망을 이어받아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신규 단말기 구입비에 해당하는 ‘상품매출원가’가 작년보다 1680억원(54.8%)이나 늘었다.
이런 가운데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지출 증가를 상쇄했다. SK텔레콤 ARPU는 3분기 3만6417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고액요금제 사용이 많은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가 전년보다 32.1% 늘면서 1621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에서 LTE가 차지하는 비중은 57.1%에 달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과 관련, SK텔레콤은 중저가 외산 단말기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수철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은 “고객 선택권 확보 차원에서 다양한 외산 단말기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외산 제품의 성능이나 디자인이 개선됐기 때문에 좋은 제품이 있다면 도입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실장은 “아이폰 출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고객은 물론이고 신규 고객도 확보할 것”이라면서 “특히 대화면 신규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고법 행정6부는 SK텔레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함께 21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이 단말기 제조사와 짜고 출고가를 부풀렸다고 봤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는 제품 판촉을 위한 보편적 마케팅 수단인 보조금까지 모두 위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판결문 분석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