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업무 이메일을 보내는 회사 상사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구세주가 미국에 나왔다. 퇴근 시간 외에는 업무 이메일을 막아주는 앱 ‘인포스드베케이션(Enforced Vacation)’이다.
인포스드베케이션은 사용자가 개인 삶과 회사일을 철저히 분리해 직장인이 ‘저녁이 있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게 목표다. 쉴 때는 업무 스트레스 없이 푹 쉬어야 다음날 업무 능률이 더 좋아진다는 주장이다.
인포스드베케이션은 사용자가 시간 설정을 해놓으면 해당 시간에만 업무 이메일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사적인 이메일은 받을 수 있다. 긴급한 메일은 특정 비밀번호를 공유해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있다. 쌓인 이메일은 출근해서 한꺼번에 확인하면 된다.
앱을 개발한 데이비드 틸렌 윈드워드 스튜디오 대표는 “회사 직원들에게 퇴근 후엔 이메일을 무시하라고 하거나 주말엔 절대 이메일을 확인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이메일이 오는 것을 원천봉쇄 하는 게 최적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인포스드베케이션은 1달 사용료 1달러로 직장인에게 기묘한 해방감을 제공한다.
한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 밖에서 모바일 기기로 업무 이메일을 확인하는 게 상상이상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업무 외 시간에 이메일을 모두 확인했을 때, 더 나은 업무 성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도 아직 없다.
몇몇 국가에서는 업무 외 시간의 이메일 교환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이미 관련 법안도 제출된 상태다. 프랑스에서는 전 사회적인 분위기로 오후 6시 이후엔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도록 하는 노사합의를 이뤄가고 있다.
회사 입장에선 인포스드베케이션이 성가시다.
틸렌 대표는 “상사는 부하직원이 앱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유쾌하지는 않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업무 생산성과 이메일 확인은 무관하다는 사실”며 “제대로 쉬고 재충전해서 다음날 업무에 복귀하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