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지 말고 전진합시다.”
최근 소재부품 업체의 사장실을 방문하면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말자’ 등의 글귀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또 다른 장비 업체 사장실에는 ‘1달러’ 지폐가 액자에 전시돼 있는 것을 봤습니다. 행운의 2달러도 아닌 1달러가 소장돼 있다는 게 좀 의아스러웠죠. 그 배경을 물어보니, 10여년 전 자체 개발한 장비를 첫 수출했을 때 받은 대금 가운데 1달러만 빼서 액자에 보관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날의 기쁨과 보람을 잊지 말자는 의미겠죠. 요즘 많은 소재부품업체들이 시황 부진과 계절적 영향 등으로 매출과 수익이 크게 줄었습니다.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죠. 이러한 어려운 위기상황일수록 환경과 타인을 탓하기보다 초심으로 돌아가 현재 상황을 다시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초심에는 분명 원동력이 있고 무엇보다도 강한 동기부여가 있기 마련이죠. 사장실에 걸린 그 ‘초심’의 가슴 설렘으로 지금의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길 응원합니다.
○…14나노 핀펫 공정에 웃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시스템LSI 부문의 차세대 미세공정인 14나노미터 핀펫(fin-FET) 기술에 높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초 올 연말을 목표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는데요. 수요 기업에 샘플을 공급하면서 생산 물량과 수율이 모두 안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3차원 소자구조 기술 노하우와 14나노급으로 미세 공정을 실현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운 분야지만 자신감이 상당합니다. 내년에는 300㎜ 웨이퍼의 30%를 14나노 핀펫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높은 수율로 대량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공정이 침체한 시스템LSI의 내년 사업에 얼마나 큰 경쟁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됩니다.
○…학력과 사업가 자질은 따로?
장비업체 A사장은 화려한 학력으로 유명합니다. 서울대 학부를 졸업하고 MIT에서 석박사를 마쳤습니다. 외국계 회사에 취업해 스타 연구원으로 일하다 얼마 전 장비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그러나 사업은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돈이 되는 사업보다는 거룩한 기술을 개발하려는 A사장의 성향 탓이죠. 시장이 없는데 아무리 좋은 기술인들 돈이 될 순 없죠. 주변 사람들은 A 사장이 학계에 나가 연구 활동에 매진하길 권한다고 합니다. 사업가 자질은 따로 있나 봅니다.
○…삼성전자조차 “알아서 제 살길 찾아라.”
최근 중소부품업체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는 매출처 다변화입니다.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과거와 달라지면서 큰 수주처 한 곳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업 구조로는 더 이상 먹고 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죠. 심지어 자사 협력사가 경쟁사와 거래하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던 삼성전자조차 이제는 “알아서 제 살길 찾아라”라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호황기 대형 수주처의 요구에 맞춰 적극 설비투자에 나섰던 협력사 입장에선 앞길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많은 업체들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기형적 매출구조를 벗어나 보다 건강한 거래관계를 확립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매주 금요일 소재부품가 인사들의 현황부터 화제가 되는 사건의 배경까지 속속들이 알려드렸던 ‘소재부품가 뒷이야기’는 지면 개편과 함께 이번을 마지막으로 종료합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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