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자동차, 지역산업 혁신의 원천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 원장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

대기업들이 혁신적인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와 짝을 이뤘다. 단일 품목이지만 종합적인 산업 융합의 산물인 자동차와 부품 및 관련 서비스 생태계도 전국적으로, 지역별로 특화돼 함께 추진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광주시를 파트너로 다양한 협력을 구상 중이고, 전라남도는 영암에 있는 F1 서킷 부근에 프리미엄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의 수제차 제작 업체인 카로체리아 유치 등 삼포밸리를 명품 수제차 메카로까지 발전시키기 위해 자문단도 발족시킨 바 있다. 프리미엄 자동차 및 부품 산업 육성은 완성차 수입 증가에 따른 무역적자 폭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우리 산업계는 대일 무역역조를 주로 걱정했지만 연말까지 대독일 무역적자 120억달러 중 3분의 2가 독일 완성차 수입 증가에 기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급 자동차나 부품의 대기 수요를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흡수하면 지역 산업 발전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영광 한빛원전의 풍부한 전력을 그 지역에서 활용하고 소형 전기동력 운송수단을 장애인 및 고령자 이동과 관광, 농사 등에 활용하기 위한 e모빌리티 사업도 대마산단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중장기적으로는 e모빌리티가 굴러다니는 데 만족하지 않고 트랜스포머처럼 변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비전을 갖출 예정이다.

지역 간 협력도 활발하다. 최근 전남 순천의 철강업체가 개발한 획기적으로 가벼운 마그네슘 차체 개발과 전북의 탄소복합소재 역량이 결합돼 현재의 기술로는 만족시키기 어려운 차세대 환경규제를 돌파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의 경우, 자동차 경주장에서 전국 대학생들의 자작차 경연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충남도 미래 자동차의 큰 축이 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와 그 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세밀하고도 신중한 준비를 하고 있다. 대전지역은 배터리 등 2차전지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세종시조차도 자동차 부품산업체 유치를 준비 중이다. 충북도 충주와 제천을 중심으로 친환경 대체연료차 보급, 연비인증센터 설립, 자동차부품클러스터 구축 등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지역에서도 자동차 부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뿌리기술개발, 대기업의 부품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이 한창이다. 또 운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주행시험장(파주·인천), 화성 자율주행차 경주대회 등으로 활기를 띈다.

서울과 제주지역에서는 전기차 셰어링,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추진 중이다. 강원지역 역시 의료기술을 접목한 자동차 부품 개발이나 군용자동차 유지개량 사업, 자동차 부품의 자원순환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도 지능형 자동차 개발과 튜닝산업 육성이 추진 중이며, 이달 15일에는 제1회 산업부장관배 튜닝카 드래그 레이싱 대회가 개최된다고 한다. 울산광역시는 친환경차 개발에 역점을 두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추진 중이고, 부산·경남지역 역시 자동차 부품 국제인증을 위한 거점 센터가 구축되고 있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스마트 하이웨이 기술도 한창 개발되고 있다.

그야말로 자동차 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활동으로 전국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이 각 특성에 맞게 그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파크, 대학, 출연연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열심히 만나고 협업하고 있다.

나는 어렸을 때 본 고 김희갑, 황정순 님의 팔도강산 유람영화를 아직까지도 친근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제 전국의 자동차 산업이 기업에 희망을 주고 이로 인해 최고의 복지인 고용이 늘어나 젊은 세대들에게 친근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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