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를 주력으로 해온 케이씨텍이 올해 반도체 장비·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가 원인이지만 반도체 장비·소재 사업이 커져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부문이 됐기 때문이다.
케이씨텍(대표 고석태·주재동)은 디스플레이 장비, 반도체 장비, 반도체 소재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을 각각 30%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한다.
LCD 장비 기업으로 출발한 케이씨텍은 반도체 장비·소재 부문을 꾸준히 연구개발했다. 2011년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 비중이 45%, 반도체 장비가 32%였으나 2012년 디스플레이 실적이 크게 줄면서 반도체 장비·소재 사업 규모가 역전했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증가로 관련 장비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했으나 올해 투자가 주춤해 다시 하락이 불가피하다.
반면에 반도체 장비·소재 사업은 비교적 꾸준히 성장해 눈길을 끈다. 반도체 장비는 2012년 459억원에서 2013년 791억원으로 성장했고 지난 상반기엔 누적 489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소재 사업은 꾸준히 3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케이씨텍은 LCD 습식 장비 위주로 사업을 해왔다. 전공정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클린장비와 식각·현상용 장비를 다룬다.
매출 견인차 역할을 시작한 반도체 연마(CMP)장비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세계 시장 81%를 점유할 정도로 외산이 주도하는 분야다.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CMP 장비 중요성이 늘고 있어 시장성이 밝다.
케이씨텍은 경쟁사 대비 생산성을 1.5배 높여 주요 생산라인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기업 중 CMP 장비를 만드는 기업은 케이씨텍이 유일하다.
반도체 CMP 공정에 사용하는 연마용 재료인 세리아 슬러리 사업도 부상했다. 일본 히타치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높은 연마율로 성능을 인정받았다.
케이씨텍은 CMP와 슬러리 공정 내 새로운 분야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진입한 버핑(buffing) 공정용 CMP 외에 텅스텐과 구리 분야까지 진출해 전체 CMP 공정에서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각 공정에서 필요한 새로운 슬러리도 연구 중이다.
케이씨텍 측은 “CMP 장비와 슬러리 분야를 다변화해 해외에 수출하는게 목표”라며 “이 분야를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있어 외산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씨텍 실적 추이(연결기준)>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