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약진하는 공공DB 국산화 "CIO 인식 변화 필요"

정부·공공기관 등이 잇따라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솔루션(DBMS) 도입에 나섰다. 시스템 구축 연구 과제부터 소프트웨어(SW) 국산화를 염두에 두는 등 국내 SW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공공기관 IT 담당자들의 인식 개선으로 SW 국산화에 불을 붙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과 한국방송공사,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공공 분야에서 잇따라 국산 DBMS를 도입해 SW 국산화에 나섰다. 인천공항은 900억원 규모 운항통신 시스템 구축 사업에 롯데정보통신을 주사업자로 선정하고 티맥스데이터 DBMS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운항통신 시스템 사업은 △운항정보디스플레이시스템(FIDS) △여객지원 시스템 △공항 통신 등 세부 사업으로 진행된다.

인천공항은 운항통신 시스템 구축 전부터 시스템 관련 SW 국산화를 기반으로 연구 과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시스템의 핵심 SW 부분 국산화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기존 외산 플랫폼 종속 문제에서 벗어나 SW 국산화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오픈소스 기반 토종 DBMS도 약진하고 있다. 큐브리드는 최근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 저작물 개방형 협업 및 포털 서비스’ 사업과 한국방송공사의 ‘KBS 월드 자막 시스템’ 구축 사업에 자사 DBMS를 공급했다. 정병주 큐브리드 대표는 “국산 DBMS 제품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며 “큐브리드는 오픈소스 DBMS기 때문에 외산 제품 대비 총소유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티베이스도 방위사업청의 대규모 군사 작전 훈련시스템(M&S) 구축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지난달 국토교통부 3차원(D) 공간정보 서비스인 ‘브이월드’에 DBMS를 공급하는 등 공공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공공기관에 국산 SW 도입 바람이 일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업계에서는 공공 분야 IT 담당자(CIO)가 책임 소재 문제로 브랜드 인식도가 높은 외산 DB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성능 테스트 없이 외산만 고집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러한 인식 개선이 없으면 외산 종속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희도 티맥스데이터 상무는 “인천공항 SW 국산화 사례는 국산 SW의 대규모 구축 사례(레퍼런스)를 쌓으면서 수출 기회 확대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며 “외화 유출을 줄이고 국내 SW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공공 수요가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