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나온 ‘양쯔강의 악어’가 이베이·아마존과 같은 상어를 제치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그룹은 기업공개(IPO)로 22조원을 끌어들인 이후 4일(현지시각) 실적발표일 기준으로 주가총액이 2660억달러(약 287조938억원)로 치솟았다. 실적발표 직전 월마트(2451억달러)를 추월하면서 나스닥 시총 순위 11위에 올라섰고, 이제는 제조업체인 GE(2579억달러)까지 넘어섰다.
알리바바는 3분기(7~9월) 매출액 168억3000만위안(약 2조98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7% 올랐고 시장 예상치인 27억달러보다 높다 당기순이익은 30억3000만위안(약 5897억원)으로 38 6% 줄었지만 상장 후 임직원에 지급한 주식 보상(30억1000만위안)액을 감안하면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모바일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0배 늘어 실적을 견인했다 37억1900만위안(약 6586억원)이 모바일에서 나왔다 여전히 중국 국내 매출액이 135억5900만위안(약 2조4013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글로벌 매출액도 차츰 늘어가는 추세다.
알리바바 성공의 주된 요인은 사업을 수직계열화하고 유통망의 최전선부터 말단까지를 모두 장악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 설립돼 소매상들을 위한 온라인 도매 쇼핑몰로 출발했다. 알리바바닷컴은 중국·인도·파키스탄·미국·태국 등 제조업체, 유통 대리점들과 손잡고 소기업들의 판로를 열어주는 기업간거래(B2B) 유통창구다. IT기기용 부품이나 공산품들이 이 곳을 통해 거래 됐다. 알리바바 관계사인 1688닷컴은 중국 내 도매상과 소매상을 이어주는 사이트다. 땅이 넓은 중국에서 쉽게 먹힐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다.
알리바바는 이후 타오바오(Taobao)·티몰(Tmall)·주화수안(Juhuasuan)·알리익스프레스를 개설해 본격적인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 나섰다. 타오바오는 일반 오픈마켓, 티몰은 명품이나 자동차 등 고가품 판매, 주화수안은 소셜커머스(공동구매), 알리익스프레스는 해외 거주자를 위한 사이트다. 사실상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모두 구비했다.
오픈마켓 등을 이용하는 상점 점주를 위한 기술 서비스도 제공한다. 알리마마는 PC·모바일용 상점 사이트나 페이지를 제작하는 툴을 지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윈도 나왔다. 온라인 사이트인만큼 배송추적시스템 카이니아오(CAINIAO) 서비스도 출시했다.
공급·판매망·온라인기술·배송망까지 아우르는 종합유통그룹으로 성장한 회사는 현금이 돌면서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결제시스템 알리페이를 출시해 가입자 8억2000만명을 끌어모았고,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도 내놨다.
전문가들 중에는 알리바바가 지금까지 성공을 넘어 더욱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는 쪽이 많다. 티몰은 검색광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타오바오 내 한 카테고리였던 여행 서비스를 알리트립으로 분사, 해외 시장에도 진출시키기로 했다. 탕 지아 애널리시스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향후 성장전략과 관련)“티몰(광고)과 알리익스프레스(거래 수수료)가 향후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바바 홈페이지에는 기업을 대상으로 고객 소비패턴 등을 분석해주는 사업도 소개돼 있다.
수직계열화 덕에 B2B·B2C·C2C 어떤 채널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등에 업고 있다는 것도 힘이다.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시즌인 11월 11일(싱글데이)에만 거래액이 350억위안(약 6조1985억원)에 달했다.
알리바바 실적 추이(단위:위안)
(자료:알리바바 홈페이지)
알리바바그룹 사업 현황
(자료:알리바바 홈페이지 및 업계 종합)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