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가격표시제 "역사속으로"

휴대폰 가격표시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3년 전 불투명한 이동전화 유통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등장한 이 제도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등장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5일 ‘휴대폰 가격표시제 실시요령’ 고시 폐지안을 행정예고했다. 미래부는 이달 22일까지 의견을 접수한 후 특별한 이견이 없으면 폐지를 확정하기로 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통법 제7조의 ‘이동통신단말장치 구입비용 구분 고지’ 조항에 따라 휴대폰 가격표시제의 필요성이 소멸했다”고 폐지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단통법 제7조에서는 통신사나 대리점·판매점이 요금 할인금액을 지원금처럼 설명해 소비자가 휴대폰 단말기 구입비용과 혼동하지 않도록 명확히 구분해 고지하도록 규정했다.

지난 2012년 1월 1일 시행된 휴대폰 가격표시제는 휴대폰 가격을 통신요금과 결합해 마치 공짜인 것처럼 표시하는 등의 불공정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효과는 적었다. 하루에도 수 차례 보조금과 요금할인제가 바뀌는 상황에서 이를 매번 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소비자들도 복잡한 가격표를 보기보다는 판매 직원 설명만 듣고 휴대폰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속대비용 가격표를 보여주기식으로 비치한 판매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가격표시제를 마련한 당시 지식경제부가 제도 시행 1년을 맞아 ‘시행 착오를 거울 삼아 다양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흐지부지되면서 단통법에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