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유로존 은행 총 관리감독할 부서 신설

유럽중앙은행(ECB)이 부진한 경제성장 등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나섰다. 낮은 경제성장률로 인한 위기감과 지난달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연합 내 25개 은행이 자본 부족으로 드러난 데 따른 조치다.

닛케이신문은 ECB가 유로존 18개국의 120개 은행을 총 관리 감독하는 별도 부서를 신설했다고 5일 전했다. 은행 감독과 파산 처리 등 금융 행정을 일원화하는 ‘유럽 은행 동맹’ 구상에 한 걸음 다가간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유럽 내 은행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가 개별적으로 은행 자산을 점검해 왔다. 하지만 세계화로 해외 거래 등 국가를 벗어난 영업이 늘어나며 사실상 한 국가가 은행의 상태를 판단하기 어려웠다. 부실 채권의 기준도 나라마다 달라 은행의 실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점도 시장 불신을 초래한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ECB는 이런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로존 내 은행을 감독할 1000여명 규모의 새 관리 부서를 만든다. 금융 정책을 다루는 부서와는 별도로 건물도 달리 쓰는 등 독립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새 조직은 본격적인 업무에 앞서 마이너스 성장 등 경영이 악화된 은행의 자산 내용을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ECB는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증자계획을 오는 10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더딘 경제 개선 속도를 보이고 있다. EU 집행기관인 유럽위원회는 올해 경제 성장 예측을 1.2%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 역시 1.7%에서 1.1%로 크게 낮췄다. 지르키 카타이넨 유럽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 경제에 대해 “경제와 고용 개선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