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 신기술과 동향을 소개한 책이 연일 쏟아진다. 새로운 기술로 기존 산업을 파괴해 성공한 창업 신화부터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미리 상상하는 책까지 다양하다. 문예출판사에서 출간한 ‘디지털 파괴’는 좀 더 근본적인 시선으로 디지털 세상을 다뤘다. 디지털 파괴의 핵심을 짚어냈다는 평가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한두 명의 소수가 아닌 현존하는 기업부터 개별 직원 등 누구나 ‘디지털 파괴’ 물결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라며 조목조목 구체적 방법을 전한다.
제임스 매퀴비에 따르면 과거 몇 십 년간 되풀이 돼 온 ‘좀 더 나은 제품을 좀 더 값싸게’라는 산업 파괴의 패턴은 이제 효력을 잃었다. 그는 막강한 디지털의 힘으로 기존 비즈니스를 뒤집는 생생한 산업 현장을 책에서 소개한다.
디지털 파괴는 성공하는 경우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런 투자 없이도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공짜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실패는 오히려 교사 노릇을 한다.
확실한 것은 어떤 분야에서 실패가 거듭돼도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디지털 파괴가 인력, 비용, 시간 등 모든 면에서 과거의 물리적 파괴보다 100배 더 큰 혁신력을 지녔기 때문에 가능하다.
더불어 디지털 파괴의 중심에는 ‘디지털 소비자’가 있다.
제임스 매퀴비는 “인간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똑같다. 변하지 않았다. 언제나 똑같은 것을 원한다. 변한 것은 인간 본성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얘기한다.
디지털은 소비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디지털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짚어낼 수 있게 됐다. 가격, 제품에 대한 리뷰, 심지어 기업의 환경, 만든 사람의 성향 등 자신의 가치에 맞는 정보를 클릭 몇 번으로 검색하고, 순식간에 마음을 바꿔버린다. 이제 고객을 묶어두려는 기존 기업의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기업은 소비자보다 늘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값싸고 효율적인 디지털 수단과 플랫폼을 이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신속히 제공해야만 한다. 이를 실천하는 기업과 사람이 곧 ‘디지털 파괴자’가 된다.
세계 정상의 IT 컨설팅 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사람들에게 ‘디지털 파괴’를 가르쳤던 제임스 매퀴비는 어떤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든, 혹은 어떤 직업적 배경을 가졌든, 누구나 ‘디지털 파괴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디지털 파괴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세상의 변화에 열린 자세로 대처하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먼저라고 거듭 강조한다.
이제 이 책 ‘디지털 파괴’에서 소개하는 수단과 방법으로 ‘디지털 파괴’에 대한 당신의 준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빠르게 혁신하는 방법을 배워 당신이 몸담은 비즈니스 분야에서부터 바로 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제임스 매퀴비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1만5000원.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