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미국에서 남미시시피주립대 전산과를 입학했던 순간부터 40여년이 흐름 지금까지 제 인생과 IT 역사는 궤를 같이 합니다.”
이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학계, 기업계, 공직 등 다양한 방면에서 IT 전문가로 지내왔다.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부터 LG그룹 연구소장, 노무현 대통령 후보 IT특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로 뛰고 부딪힌 IT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 교수가 미국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만 해도 전산과는 인기학과가 아니었다. IT가 이만큼 성장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일찌감치 전문 분야를 찾아 매진했고 명실 공히 대한민국 IT 전문가가 됐다.
40년간 IT산업에 몸 담았던 이 교수가 딱딱한 공학도 일 것이란 것은 선입견이었다.
이 교수는 그림 그리기에도 재능이 뛰어나다. 풍부한 감성이 바탕이 돼야하는 그림에 취미를 붙인지도 8년이 넘어간다. 퇴직 후엔 개인 그림 전시회를 열 계획도 있다.
이 교수는 최근 ‘IT와 그림이 만난 인생은’이라는 제목의 책을 한 권 출판했다. IT와는 생소해 보이는 ‘그림’이 만났다는 점에서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다.
책은 40년간 이 교수와 IT 산업 역사를 그림으로 풀어냈다. 이 교수가 직접 그린 250여점의 그림이 수록돼 있다.
이 교수는 “책에 그림이 많이 수록돼 있지만 독자들이 책을 보고 그림을 잘 그리는 IT전문가라는 칭찬을 하는걸 원하지는 않는다”며 “그림과 사진은 책의 일부일 뿐이고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40여년간 IT 역사가 어떻게 발전해 왔느냐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세계 60여 개국을 여행했다. 책을 통해 이 교수의 여행 사진과 수필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현재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 교수는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며 느낀 소회와 감상을 많은 제자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면서 “무엇보다도 세상이 참 넓다는 점을 인지하고 더 큰 꿈을 꾸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IT학자로 정년퇴임 후 인생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이 교수는 “인생은 60세부터라고 하는데 퇴임 후엔 IT소설가로 태어나고 싶은 욕심도 있고 IT 탐험가가 돼 스마트 기기를 갖고 세계 오지를 누비는 등 여러 가지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