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도시장 개척 속도 내는 중국

세계 철도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해외 사업 수주, 세계 최대 규모 철도장비 업체 등장 예고까지 시장 개척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닛케이신문은 중국 국유 철도 건설회사 중국철도건설공사가 멕시코 정부가 추진 중인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다고 6일 보도했다. 중국이 고속철도 설계부터 보수까지 해외에 수출하는 것은 처음으로 이번 수주를 발판삼아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 고속철은 수도 멕시코시티와 중부에 있는 제 3 도시 케레타를 잇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약 44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달한다. 중국은 입찰에 기존 수준의 절반에서 3분의 1 가량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속철은 철도의 설계부터 시공 등 모두 중국 표준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차량은 최고 시속 300㎞ 전용 차량으로 중국남차가 만든다.

중국은 이후 계획된 미국과 브라질 고속철도 건설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에 더해 중국 철도의 양대 기업인 중국남차와 중국북차의 합병 결정으로 탄생될 세계 최대 철도회사의 영향력도 향후 고속철 사업 수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고속철도는 첨단 기술을 갖추고 운영면에도 풍부한 경험이 있다”며 “매우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달 말 중국남차와 중국북차의 M&A를 확정 발표했다. 두 회사는 중국 철도장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자산규모만 각각 1423억위안(약 25조3000억원), 1489억위안(약 26조5000억원)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경쟁사인 프랑스 알스톰, 캐나다 봄바르디어, 독일 지멘스보다 매출 규모가 커 세계 최대 철도장비 업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남차와 중국북차는 5년 뒤 매출을 지금의 3배로 키운다는 목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