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사상 처음 2년 연속 1%대 머물듯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에 이어 1%대에 머물며 사상 처음 2년 연속 1%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와 생산지표 모두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자료:KDI
자료:KDI

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동월 대비 1.2%에 그친 데 이어 11~12월에도 1%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1%대 상승률이 이어지면 지난 2012년 11월 이후 2년 넘게 2%를 밑돌게 된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대로 점쳐진다.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1%대 상승률을 이어가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현재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른 국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9월 기준으로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본에 비해 2.1%P 낮아 역대 가장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1985년 4월 이후 항상 일본을 웃돌았으나 지난해 9월 일본보다 낮아진 이후로는 계속 밑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일본을 ‘잃어버린 20년’으로 몰고 갔던 디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됐다. 경기 회복세가 미약해 저물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KDI는 이날 월간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지난달에 비해 좀 더 부정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주택시장이 부분적으로 회복세고 수출도 완만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생산 관련 지표 개선이 미약한 탓이다. 민간소비 지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전반적인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생산·내수지표 부진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일본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국내 금융 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KDI는 “세계 경제를 둘러싼 하방 위험이 부각되면서 금융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이에 따른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가 우리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