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외산폰이 좀처럼 큰 반응을 얻지 못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전망이다. 유통망 확대로 활로를 모색 중이지만 단통법 수혜 효과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6일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가 알뜰폰으로 선보인 ‘X3’ 지난달 판매량은 1000여대에 그쳤다. 지난달 중순까지 화웨이 ‘X3’를 개통하는 소비자는 하루 10여명 수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자급제 방식으로 진출한 소니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전국 7개 하이마트에서 제품 판매에 들어갔지만 시장 반응이 미미하다. 하이마트 롯데월드점 관계자는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4 등에 관심이 쏠려 소니 제품을 찾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9월 대비 10월 판매량이 6배 늘었다는 것이 소니코리아 설명이지만 자세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이 늘었어도 절대량은 아직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측이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도 “유통 채널이 늘어난 결과지 단통법 수혜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외산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알뜰폰 업계 관심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오미 제품 출시설이 돌던 CJ헬로비전은 샤오미 단말기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샤오미 얘기가 많지만 실제로 샤오미폰을 적극적으로 찾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며 “국산폰 위주로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와 소니는 지속적인 유통망 확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화웨이는 최근 하이마트를 통해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베이와도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온라인 판로 개척에도 나섰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유통망 확대를 지속적으로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 역시 “유통망은 물론이고 제품 체험존 확대로 고객 접점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외산폰이 국내 프리미엄폰 대비 싸지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단통법 상황에서 비싼 건 마찬가지”라며 “애매한 가격과 낮은 인지도, 부족한 유통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