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컴퓨팅 업계의 관심은 아마존에 쏠려있다. 아마존이 한국 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을 추진 중인 사실이 전해지면서 파급력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이 회사가 국내 데이터센터를 두는 건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서다. 아마존은 클라우드서비스로 한해 3조원을 버는 세계 최대 기업이다.
아마존이 국내 인프라를 갖추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해외 인프라까지 활용할 수 있어 수출 기업들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아마존의 국내 진출을 환영만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거대 공룡의 진출은 시장 잠식과 산업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에서다.
실제로 아마존은 이번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며 국내 IDC 기업들간 경쟁을 유도, 투자 비용을 대폭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저하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IDC 산업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자사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국내 산업계의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 기대와 달리 투자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 국내 서비스보다 가격·성능면에서 우위에 있는 아마존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IDC 기업들이나 통신사들이 자체 인프라를 활용해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지금은 글로벌 기업들에 인프라만 제공하는 형국”이라며 “주도권을 빼앗겨 결국 해외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마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공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이들 기업의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인다.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영향이 함께 할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비다. 하지만 국내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클라우드 발전법’은 국회에서 1년 넘게 잠자고 있다. 불안과 걱정이 떠날 수 없는 이유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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