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넣으면 튜브처럼 부풀어 휴대가 가능한 아기 인큐베이터가 개발됐다. 영국의 23살 청년 로버트 제임스는 잦은 내전으로 황폐화된 제3세계 국가에서 미숙아들이 길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발명을 시작했다.
휴대용 인큐베이터인 ‘맘(MOM)’은 제작비용이 250파운드(43만2000원)밖에 안 된다. 병원에서 이용하는 현대식 인큐베이터를 만드는 데는 4000파운드(691만3000원)로 가격차는 16배다.
맘은 세라믹 가열 시스템으로 내부 온도가 조절된다. 작은 화면으로 습도와 온도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인큐베이터 내부 상황이 변하면 스스로 알람을 울리도록 설계 돼 있다.
한번 충전하면 약 24시간동안 이용할 수 있다. 바람을 빼면 부피가 줄어 어디든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정부의 승인을 받아서 영국 내에서 사용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유아 사망 전체의 75%는 미숙아 때 적절한 보호 관리를 받지 못해 발생한 저체온증 때문이다. 병원 시설이 낙후되고 빈곤층이 많은 제3세계 유아들의 이야기다.
제임스는 “서구에서는 병원에 설치된 현대식 인큐베이터가 흔하지만 개도국이나 재난현장에서 현대식 기기는 너무 크고 가격도 비싸서 무용지물”이라며 “생명 구조가 절박한 외부 현장에서 갓 태어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연구하다 맘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맘은 세계적인 발명품 경진대회인 제임스 다이슨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상금 30000파운드는 제임스가 만든 인큐베이터 맘을 더욱 발전시키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