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 2분기 기준 디지털 사이니지 TV(DS TV) 분야 세계 1등에 올랐다. 전체 점유율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1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3%대로 줄였다. 구본준 부회장 주도의 강공 드라이브가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IHS가 최근 발표한 ‘2014년 2분기 사이니지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DS TV 점유율 32%를 기록해 25%의 삼성전자를 앞질러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29%, LG전자 27%였던 1분기 점유율을 뒤집은 것으로 LG전자가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 진출 후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TV 기능이 없는 디지털 사이니지 모니터(DS 모니터)에서도 약진이 돋보였다. 삼성전자가 36%로 1분기보다 2% 늘리며 1위를 수성한 가운데 LG전자 NEC를 앞질러 12%로 2위를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점유율 25.7%로 28.7%를 차지한 1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대폭 줄이며 2위에 안착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각 시장조사업체 통계에서 NEC, 필립스 등에 밀려 5~6%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해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이를 뒤집으며 TV에서 보여준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상업용 B2B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IHS는 “LG전자의 DS TV 약진은 파나소닉, 소니, 샤프, 그 외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을 꾸준히 잠식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DS TV는 TV 튜너를 갖춘 사이니지로 호텔 등 대규모 시설뿐만 아니라 음식점과 같은 시중 점포에서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같은 편의성에 힘입어 IHS 조사에서도 전체 디지털 사이니지 중 DS TV 비율이 올해 2분기 53.4%를 기록해 모니터를 앞질렀다. 수요 증가와 제조사의 주력상품화가 DS TV 증가를 이끌었고, 이에 주력한 LG전자가 최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도 LG전자의 DS TV 강세는 뚜렷했다. 동유럽에서는 2분기 3개월 만에 점유율을 35%에서 59%로 끌어올리며 시장을 장악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점유율은 32%에서 9%로 하락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미와 아시아에서도 삼성전자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통적 강세를 보였던 DS 모니터에서 북미, 남미, 서유럽, 아시아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의 1위에 만족해야했다. 업계에서는 구본준 부회장 주도의 디지털 사이니지 강화 노력이 B2B 확대 움직임과 함께 힘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화된 TV 시장 등으로 불거진 디스플레이 정체 돌파구로서 디지털 사이니지가 통했다는 의미다.
<2014년 1~2분기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TV(DS TV) 점유율 (자료: IHS)>
<2014년 1~2분기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DS 모니터) 점유율 (자료: IHS)>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