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미래부가 기 확보한 2.6㎓ 대역 중 40㎒를 통신용으로 할당하면 방송과 통신이 윈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난망과 UHD 방송이 700㎒ 대역을 사용하고 통신은 다른 대역을 사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통신 업계는 이 주장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통신 트래픽 증가 규모를 예상하고 2023년까지 중장기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수립했다. 2.6㎓에 할당된 60㎒는 700㎒ 대역과 별도로 이미 장기적 사용 용도가 정해진 대역이고, 국제적으로 위성 용도로 이용돼 간섭 조정 등 제약 사항이 많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700㎒ 외 대역에서도 지상파 UHD 방송이 가능하다는 게 통신과 ICT 업계의 주장이다. 이미 미래부와 방통위가 운영하는 주파수 연구반도 디지털방송 예비 대역으로 UHD 방송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DTV 예비대역(VHF 초단파)에서 주파수 조정을 통해 약 50㎒ 폭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방송협회는 “현재 VHF 대역 중 CH2번~6번 5개 채널만 미사용 중으로 확보할 수 있는 주파수가 별로 없다”며 “또 현재 보급된 실내 수신안테나는 초단파 수신이 불가능해 별도 제작과 공급이 필요하고 송신안테나가 커져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의 경우 VHF 대역을 사용 중이긴 하지만 주로 소규모 지역방송사에서 아날로그 방송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조차도 VHF 대역의 특성상 일관성 있는 신호 수신 보장이 어렵다고 보고 있어 VHF의 방송용도 활용은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 주파수 전문가는 “VHF 대역 중 DMB가 사용 중인 채널을 재조정하면 54MHz 폭이 나온다”며 “방송협회의 주장처럼 보급된 실내안테나가 VHF 수신이 안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현재 안테나로도 대다수 VHF·UHF 수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VHF 대역에서 디지털TV 방송 서비스의 일관성 있는 신호 수신 보장이 어렵다는 과학적 증거가 보고된 바 없다”며 “해당 대역에서 UHD 방송을 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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