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경엽 신임 전기연구원장 "산업계 파급효과 높은 대형 연구성과 창출에 힘쓸 것"

“기업에 필요한 기술, 국가와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과제를 발굴 추진해 성과를 거두는 것이 정부 출연연의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KERI 연구원 개개인이 자부심을 가질만한, 국내외서 주목하는 대형 연구성과 창출에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인터뷰]박경엽 신임 전기연구원장 "산업계 파급효과 높은 대형 연구성과 창출에 힘쓸 것"

박경엽 신임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이 ‘KERI 대형성과 창출시대’를 선언했다. 지난 17일 취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한 그는 “KERI는 그동안 연구와 시험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뒀고, 연구 생산성도 상대적으로 높지만, 세계적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며 “산업계는 물론이고 인류의 삶에 영향을 주는, 주목할 만한 대형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신임 원장의 이 같은 목표는 정부 출연연 본연의 임무와 직결된다.

현재 25개 정부 출연연의 연구 직접비 규모는 2조원에 달하지만 연구 생산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이 높다. 산업계나 대학 연구과제와 비교해 연구 분야와 방향성도 뚜렷한 차별화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기업이나 대학과 달리 출연연은 국가적 핵심 중장기 요소기술 개발과 연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출연연의 연구 방향과 성과는 국가 과학기술의 발전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이 대형 성과 창출의 토대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공작기계용 정밀제어시스템 제어기술 개발’ 등 16개 KERI 톱다운(Top-down) 과제다.

톱다운 방식의 연구과제는 기관 임무에 맞는 연구 주제를 기관 자체에서 선정하고 연구팀 및 연구원에게 부여해 연구 집중과 확대를 유도한다. 현재 KERI는 기본사업 예산의 30% 이상을 톱다운 과제에 우선 배분해 연구 주제의 분산을 막고, 핵심 연구 분야에 집중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박 원장은 “톱다운 과제는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리스크로 인해 도전이 어렵고, 대학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현 170억원 규모의 톱다운 과제 예산을 신규 8개 과제를 추가해 2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톱다운 과제를 포함해 대형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 분야의 선택과 집중, 임무형 일몰조직 중심의 하이브리드 연구조직 운영, 자율과 책임 강화 등 연구 조직 혁신방안도 마련했다.

그는 “중장기적인 연구 몰입 환경에 프로젝트 중심의 일몰형 연구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연구조직을 활성화해 연구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연구하고 싶어 하는 문화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정부 출연연 연구원으로서 자신과 후배 연구원에 대한 자성과 책임감도 언급했다.

박 원장은 “30년 넘게 연구원에 몸담아 무엇을 이뤘는지 스스로 자문해본다. 후배 연구원은 세상이 기억해주는 가치 있는 연구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임기 동안에는 확실한 성과를 거둘 때까지 밀어주는 든든한 리더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