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로 패배했던 소년, 세계 스타2 정상에 서다”

2년 전 셧다운제로 게임대회를 포기했던 17세 소년이 세계 ‘스타크래프트2’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10일 블리자드에 따르면 지난 주말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월드챔피언십시리즈(WCS) 글로벌 파이널’ 결승전에서 이승현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현
이승현

이 선수는 만 15세던 지난 2012년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대회 예선 도중 셧다운제 적용 시간(자정)이 다가오자 이를 피하기 위해 경기 초반 병력을 상대방 진영에 집중하는 일명 ‘올인 러쉬’ 작전을 감행하다 패배했다.

당시 이 선수는 게임 도중 ‘아 셧다운제 당하는데’라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해당 경기는 인터넷TV를 통해 프랑스 등으로 생중계돼 강제로 정소년 게임접속을 막는 한국의 ‘셧다운제’ 정책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올해 스타크래프트2 최강자를 가리는 WCS에는 16강부터 한국 선수들의 독주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북미 5명, 유럽 5명, 한국 6명으로 나눠졌지만 해외에 진출해 프로게이머로 활약하는 한국 출신 e스포츠 선수들이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이승현 선수는 이번 우승으로 역대 WCS 최연소 우승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2년 전 이승현 선수의 패배 원인을 제공했던 셧다운제는 2014년 11월 현재 여전히 운영 중이다.

부모동의하에 선택적 적용이 이루어지는 개선안이 마련됐지만 시행까지는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험난한 과정이 남았다. 모바일게임을 대상으로 한 셧다운제도 내년 5월부터 시행이 예정된 상태다.

국내 e스포츠 관계자는 “정부 규제를 비롯해 e스포츠 리그, 후원 기업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서도 한국 출신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게임과 e스포츠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