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경기 때마다 온 나라가 경기 결과에 울고 웃는다. 특히 야구장 1000만 관중을 넘어, 내년 제10구단 출범까지 앞둔 올해다. 누가 왕좌를 차지하느냐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550만 명에 달하는 모바일 IPTV 시청자들은 이번 한국시리즈 중계를 시커먼 방송중지 화면만 봐야 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때 ‘블랙아웃’을 똑같이 재현했다.
모바일IPTV 3사에 지상파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푹(pooq)’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 측이 이번 한국시리즈 중계권을 사들이지 않았다며 해당 중계시간에 ‘저작권이 없는 프로그램으로 방송이 불가하다’는 일방 통보문구만 내보내는 실정이다. 거리에서, 약속 장소에서, 이동할 때 한국시리즈 중계를 보려했던 사람들은 낭패를 봤다. 스포츠전문 채널이나 포털 중계로 넘어가야 하는 수고를 겪었다.
더 큰 문제는 급증한 모바일IPTV 시청자 신뢰를 한번에 잃었다는 점이다. 모든 방송·TV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서비스 안정성’과 ‘시청 공백’의 최소화다. 무엇보다 단 한사람의 시청자를 위해서라도 방송은 끊기지 않고, 채워져서 서비스 돼야 한다. 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평균 3시간 이상, 시커먼 화면에 ‘방송불가’란 딱지만 내보내고 있다면 이미 방송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콘텐츠연합플랫폼 측은 모바일IPTV 측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을 위해 해당시간을 대체할 프로그램, 하다 못해 재방송 프로그램이라도 내보내야 했다.
모바일IPTV 측도 가만히 앉아 “콘텐츠를 주지 않으니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어정쩡한 서비스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계약을 변경하거나, 뜯어 고쳐서라도 시청자들에게 블랙아웃이란 ‘무성의의 극치’를 내보내선 안 된다. 콘텐츠 제공자나 IPTV 사업자나 시청권이란 절대가치를 훼손한다면 존재 가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