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통화 위안화의 세계화를 위해 상하이와 홍콩 시장의 주식 상호거래(후강퉁)를 실시한다.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시장 접근이 용이해져 국제 통화로서 위안화의 힘을 더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상하이와 홍콩 증권 시장의 상호거래를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상호거래가 시작되면 홍콩에서 해외 투자자는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중국 투자자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엄격한 증권 투자 환경을 유지했다. ‘적격 기관 투자자’라고 불리는 자격을 부여받은 금융기관 등의 투자만 인정해왔다. 자격 취득이 까다롭고 투자 범위에도 제한이 있어 해외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에 중복 상장된 중국 회사들에만 투자할 수 있었다.
중국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상하이 증시에는 해외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이 증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편입 여부는 내년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세계 거래소연맹에 따르면 상하이 증시는 지난 9월 기준 약 2조9000억달러로 홍콩 증시에 이어 세계 6위의 시가 총액 규모를 기록했다. 그 동안 해외 투자자에게 개방되지 않아 국제 금융 시장에서 존재감이 부족했지만 이번 상호거래를 계기로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