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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예정보다 3주나 앞당겨 순액요금제를 출시하며 이동통신시장에 ‘위약금 폐지’라는 화두를 던졌다. 요금 약정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순액요금제는 번호이동 시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암초처럼 숨어있는 약정을 고려하면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KT는 다음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순액요금제를 12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순액요금제는 엄밀히 말해 ‘요금’에 대한 약정을 없앤 것이다. 지금까지는 24개월 약정을 맺어야 요금할인을 받았지만, 이제는 약정 없이도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약정이 없기 때문에 한 통신사 내에서 마음대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해지하고 다른 통신사로 옮길 때(번호이동)도 위약금이 없다.
KT 측은 번호이동이 쉽다는 점과 30개월 이상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요금할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요금 약정에 대한 위약금이 사라지면서 번호이동에는 순액요금제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단말지원금 10만원을 받고 2년 약정에 67요금제를 1년 간 사용한 뒤 해지했다고 하면 기존 요금제에선 20만3600원을, 순액요금제에선 5만원을 물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액요금제가 15만3600원 이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단말기에 대한 약정은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가입자가 단말기 때문에 약정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하에선 단말지원금을 받기 위해 반드시 24개월 약정을 맺어야 한다. 물론 해지하면 단말기 할부원금은 물론이고 지원금까지 반납해야 한다. 해지하지 않더라도 고가요금제에서 저가요금제로 옮기면 이에 따른 단말지원금 차액을 정산해야 한다.
숨어 있는 위약금은 또 있다. 유무선 결합상품이다. 예를 들어 한 집에서 두 명이 KT 휴대폰을 사용하면 인터넷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해지하면 공짜 인터넷에 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매달 2만5000원 할인받기 때문에 이용기간이 길수록 위약금은 커진다. 업계에서는 순액요금제가 일부 가입자에게만 혜택을 주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순액요금제는 약정에 대한 고객 불편 해소뿐만 아니라 경제적 혜택도 제공한다”면서 “안내문자를 발송하는 등 순액요금제 출시를 알리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요금제 비교 (단말지원금 10만원, 2년 약정, 67요금제 1년 사용 후 해지 가정) 자료:KT>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