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결효미수(缺效未遂)

[프리즘]결효미수(缺效未遂)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자원을 투입했는데 성과가 미흡할 때 사용하는 사자성어가 ‘결효미수(缺效未遂)’다. 실행은 마쳤지만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11일부터 국내 최대 산업기술축제인 ‘2014 산업기술주간’이 서울과 경기도, 대구에서 동시에 열렸다. 국내 산업기술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산업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다. 산업기술과 연관된 관계자는 물론이고 일반인까지 참관할 예정이다.

산업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 연구개발(R&D)보다 중요한 대비책은 없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매년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국가 R&D에 투입한다. 전체 국가 예산의 3.5% 수준으로, 주요 국가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는 세계 1위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국가 R&D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는 비중은 극히 낮다. 투입 예산 대비 기술료 수입은 1.5%로 미국의 3.9%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국가 R&D가 ‘연구를 위한 연구’만 한다거나 ‘논문은 나오는 데 정작 돈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 과제만 수주하며 연명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돈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도 보다 ‘전략성’이 강조돼야 한다.

한정된 예산이 중복 투자되지는 않는지, 개발에 성공했을 때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미래를 예측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자원을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과제를 시작하는 기획 단계부터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또 철저한 중간·사후 관리로 ‘국가 R&D 자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국가 R&D도 예산만 늘릴 것이 아니라 철저히 사업화 성과를 거둬야 한다.

소재부품산업부 차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