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IoT 지식재산 벤처 키워야

[기고]IoT 지식재산 벤처 키워야

정보통신기술(ICT)은 21세기 대표 산업으로 그동안 많은 기술적 진보와 새로운 서비스 개발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근간이 됐다. 최근 스마트폰을 이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ICT 산업의 핵심으로 사물인터넷(IoT)이 주목 받고 있다.

시스코는 2020년이면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 수가 500억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로 구성된 IoT를 인터넷 혁명의 제3의 물결로 정의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킨지는 2025년까지 연간 6조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을 내다봤다. ICT 산업 핵심으로 떠오른 IoT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애플, IBM, GE, 삼성, LG, 소니, 파나소닉, 아마존 등 글로벌 ICT 기업은 개방형 기술혁신, M&A, 기업 간 연합전선 등 다양한 사업전략을 실행한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둔화된 경제성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창조경제 실현을 국정목표로 정했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어떻게 경제적 가치창출과 연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는지의 문제다.

미국 코프만재단의 2010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1977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일자리 창출에 신생 벤처기업이 가장 많이 기여했다. 조사 기간 동안 신생 벤처기업들이 창출한 일자리는 연 평균 300만개로 전체 일자리의 18%에 이른다.

최근 정부기관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지식재산 집약형 기업은 전체 일자리 중 27.7%인 4000만개를 창출했다. 미국 GDP의 34.8%인 5조600억달러의 경제적 부가가치도 만들었다. 오바마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핵심 원동력을 지식재산 집약형 벤처기업 육성으로 규정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혁신벤처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전문가를 모아 혁신벤처자문위원회를 상시 기구로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제 우리도 강력한 정부 리더십과 기업의 전략적 협력으로 글로벌 시장경쟁력을 가진 지식재산 집약형 IoT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할 시점이다.

지식재산 집약형 IoT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려면 미국의 지식재산 집약형 벤처기업의 성공 사례를 살펴야 한다. 새로운 개념의 지능형 온도조절기 개발회사 네스트랩은 애플 엔지니어들이 2010년 실리콘밸리에서 공동 창업했다. 2014년 초에 구글에 32억달러에 인수됐다. 창립 4년 만에 3조원이 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네스트랩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두 가지 핵심 성공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시장을 파괴(disruptive)하는 혁신제품 개발과 전략적 지식재산 경영이다.

네스트랩의 온도조절기는 기존 스마트홈·빌딩 자동화 시장의 강자가 신경 쓰지 않는 틈새시장이다. 차별화된 디자인, 단순화된 조작 방법, 지능화된 기능 등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네스트랩은 기존 벤처기업과 다르게 벤처캐피털에서 받은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주력제품에 대한 특허출원과 다양한 제품개발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특허매입에 썼다. 개발된 특허들을 담보로 활용해 은행 대출로 사업자금을 마련했다. 경쟁자들의 특허소송에 대처해 방어 전략을 구사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ICT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IoT 육성을 위한 국가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헬스케어, 스마트홈 등의 분야별 개방형 IoT 플랫폼을 민간과 협력해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지식재산 금융활성화를 통한 지식재산 투자와 거래의 선순환 구조를 유도한다. 지식재산을 담보로 사업 자금을 조달할 길도 열렸다. 지식재산 펀드를 조성해 지식재산 거래에 직접 투자한다. 지식재산 시장형성 활성화를 유도하며 관련 법·제도도 정비하기로 했다.

5년 이내에 3조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10개 이상의 IoT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시장을 파괴하는 혁신제품의 개발전략과 통합된 지식재산 경영전략을 마련하고 실천해 창조경제를 구현할 때다.

이근호 테크아이피엠 대표 alexglee@techi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