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재부품 원천기술 확보에 더 투자해야

우리나라 소재부품 수출이 나라 전체 수출의 절반 돌파를 앞뒀다. 70~80년대 전자산업 초창기 일본·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오던 산업 형태와 비교하자면 그야말로 천지개벽과 다름없다.

1990~2000년대 반도체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 이차전지까지 종주국 일본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수출대들보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특별법 제정을 통한 연구개발 지원, 기업들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기술투자와 생산혁신 등이 맞물리면서 이같은 값진 수확이 우리 품에 안긴 것이다. 치열한 전세계 기술경쟁 환경에서 자연히 밀려 우리에게 오는 것은 절대 없다. 말 그대로 피나는 노력과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지금의 수출비중 확대와 무역흑자 증대는 전 산업의 근간인 소재부품의 경쟁력 지속에 쓰여져야 한다. 여전히 일본과 독일은 전세계 소재부품시장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랜시간 축적된 원천기술과 추종을 불허하는 연구개발 노력이 그런 힘을 갖게 한 것이다. 우리가 지금의 수출과 무역수지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도 이전시기 부품소재특별법 제정과 지원 노력을 여기서 멈출것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간 원천소재 개발과 부품 혁신 투자를 계속해서 힘껏 밀어붙여야 한다. 이제 우리 기업들이 갖기 시작한 해외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넓은 수요·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수출길을 터주고 확대해주는 것 역시 정부의 역할이 돼야 한다.

소재부품 영역 역시 중국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성벽이 쌓아지고 있다. 이를 뚫을 수 있는 유일한 방도가 바로 원천기술 확보로 기술격차를 벌리는 일이다.

기업들도 일류 소재, 신뢰성 높은 부품이 가져올 미래시장의 높은 수익성을 믿고 기술개발에 총력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그 과실은 지금보다 훨씬 달 것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